취업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구직자에게 선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신종 사기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채용 과정에서 어떠한 명목으로든 본인 돈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하는 정상적인 업체는 없다고 경고한다.

최근 인터넷 법률 상담 창구에는 '수학여행 인솔 보조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가 항공권 선결제 명목으로 38만 원을 입금한 뒤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피해 호소가 접수됐다. 상대방은 "노쇼를 방지하기 위해 비행기표 대금을 먼저 입금하면 환급해 준다"고 속인 뒤, 정작 환급 시점이 되자 "이체 한도 문제나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 등록으로 인해 동결을 풀어야 한다"며 반환을 미루고 잠적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법은 전형적인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사기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직업안정법 제32조 역시 직업소개사업자나 종사자가 구직자로부터 고시된 요금 외의 금품이나 선급금을 받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경찰청은 2024년 6월 12일 사기 경보에서 "본인 돈을 먼저 입금하거나 투자하게 하는 정상적인 아르바이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토스뱅크가 2026년 6월 12일 공개한 '금융사기 예방 리포트'에서도 같은 해 1월부터 4월까지 접수된 금융사기 신고 중 아르바이트나 리뷰 미끼형 선입금 유도 등 변종 사기 수법이 전체의 5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발생 시 단계별 법적 구제 절차

선입금 피해가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송금한 금융기관에 즉시 연락해 사기이용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다만 통신사기피해환급법(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 단서는 재화나 용역의 제공을 가장한 행위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은행 창구에서 지급정지가 거부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적 계좌 동결 시도와 함께 사법 절차를 신속히 밟아야 하는 이유다.

수사기관 대응으로는 메신저 대화 캡처 원본 파일, 계좌 이체확인증, 구직 공고 화면 등을 확보해 관할 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형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피의자 실명을 정확히 알지 못하더라도 입금받은 대포통장 명의자와 계좌번호, 개설 은행 지점명을 특정해 제출하면 영장 청구와 통신·금융정보 추적이 가능하다.

피해금 회수를 위해서는 형사 절차와 민사 절차를 병행하는 전략이 실효적이다. 법무법인 강현의 장우건 변호사는 지식iN 답변에서 "계좌 명의인과 기망 행위자를 상대로 불법행위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원인으로 삼아 민사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예금 채권 가압류를 병행해 담보를 선점하는 조치가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구직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성명, 생년월일,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이미 넘겨줬다면 2차 피해 방지에도 나서야 한다. 신용평가기관 사이트나 명의도용방지 서비스를 이용해 본인 명의의 추가 계좌 개설이나 대출 실행 여부를 확인하고 부정 금융거래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