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유입되는 마약류와 해외 기반 사기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경찰이 인터폴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국을 서울에 유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건이 터진 뒤 개별 국가에 사후 공조를 요청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서울을 거점으로 역내 수사망을 상시 지휘해 범죄 조직의 공급 원천을 직접 타격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찰청은 2026년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인터폴 글로벌 마약 콘퍼런스'에서 89개 회원국을 상대로 '인터폴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국(가칭)' 서울 유치 계획을 처음 공개하고 지지를 요청했다고 10월 7일 밝혔다.

경찰은 2단계에 걸쳐 사무국을 세운다. 먼저 2027년 인터폴 직원과 아시아·태평양 회원국 파견 경찰관 등으로 꾸린 '인터폴 마약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서울에서 가동한다. TF는 지역사무국 정식 개소 전까지 마약 사건 정보 통합 분석과 다국적 합동작전 기획·조정을 맡는다. 아울러 인터폴 적색수배서 발부와 해외 도피사범 추적 지원, 범죄수익 추적, 회원국 수사관 교육도 담당한다.

이어 2029년 인터폴 집행위원회와 총회 의결을 거쳐 '2029년 서울 인터폴 총회' 개최와 함께 아·태 지역사무국을 정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사무국 기능은 출범 초기 마약범죄 대응에 집중한 뒤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와 글로벌 리딩방을 비롯한 초국가 스캠 사기 범죄 전반으로 넓힌다.

사무국이 서울에 들어서면 해외 도피 피의자 송환과 해외 은닉 범죄수익 동결·환수 절차가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현재 프랑스 리옹 본부와 싱가포르 글로벌혁신단지(IGCI) 중심인 인터폴 거점에 서울 실전 합동작전 거점이 더해지면, 역내 국가 간 실시간 첩보 교환과 동시 타격 작전을 상시 펼칠 수 있다.

김동권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장은 "마약범죄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 만큼 국내 반입 차단은 물론 공급 원천 타격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 회원국이 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작전을 수행할 거점이 필요하다"며 "인터폴 및 역내 회원국과 긴밀히 협력해 TF 가동과 지역사무국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리는 홍콩 인터폴 총회에서 인터폴 사무총국과 고위급 회담을 열고 아·태 사무국 유치 의향서를 전달하는 등 공식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