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이 은행이나 통신사를 직접 방문해 종이 영장을 제시하던 수사 관행이 온라인 전송 방식으로 전면 전환됐다. 전용 포털로 영장을 전자문서로 보내고 회신 자료까지 받는 체계가 갖춰지면서 금융·통신 자료 확보 속도가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법무부와 검찰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026년 9월 28일 오전 8시 '전송형 전자영장 집행시스템'을 공식 개통했다. 법원이 전자문서로 발부한 영장과 허가서 등을 전용 포털인 '전송형 전자영장 집행 포털'로 피집행기관에 보내고 관련 자료를 전달받는 시스템이다.
방문·팩스 대신 전용 포털…20개 은행·통신 3사 연계
전자 집행 대상은 금융실명법 등에 따른 금융거래정보 제공 요구 영장(금융영장)과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 허가서(통신영장), 통신제한조치허가서 등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금융결제원 및 국내 20개 은행과 '금융거래정보 요구 및 제공 전산연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동통신 3사와 주요 부가통신사업자와도 전산 연계 체계를 구축했다. 수사기관은 포털로 영장을 전송하고, 금융기관과 통신사는 본인 인증을 거쳐 암호화된 시스템에 접속해 자료를 회신한다.
위법수집증거 시비 차단…법적 근거 완비
종전에는 수사관이 직접 원본 영장을 들고 지점을 방문하거나 우편, 팩스, 개별 이메일로 발송하는 방식을 주로 썼다. 이 과정에서 처리 기간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적법절차 위반 논란도 반복됐다.
과거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 사본을 팩스로만 보내고 원본을 제시하지 않은 채 이메일 등을 압수한 사건에서, 형사소송법상 영장 제시 원칙을 위반한 위법수집증거로 판단해 증거능력을 배제했다(2017도9747 판결). 이번 시스템은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형사절차전자문서법) 제17조와 대법원규칙에 명시된 전송 집행 특례를 근거로 구축돼 적법성 문제를 해소했다.
열람·제출 시점 전산 기록…투명성 제고
새 시스템에서는 영장 전송과 피집행기관의 열람, 자료 제출 시점 등 집행 전 과정이 공인 로그로 자동 기록된다. 수사기관의 집행 시점과 통신·금융사의 자료 도달 시점이 분·초 단위로 보존돼 재판 과정에서 집행 절차의 적법성을 검증하기도 수월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영장 확인 이력과 회신자료 제출 이력 등이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각종 데이터는 암호화돼 안전하게 전송된다"며 "직접 방문이나 이메일 등의 집행 방식이 아닌 영장 집행 포털을 통한 확인과 회신을 가능하게 해 영장 집행 절차의 신속성과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금융·통신 분야 전송형 집행을 안착시킨 뒤 일반 압수수색 현장에서도 모바일 기기 화면으로 영장을 제시하는 방식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26년 10월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은 자체 킥스(KICS) 구축 전까지 경찰 킥스를 활용해 해당 시스템에 연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