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 수사자료 유출 의혹의 진상을 특별검사 수사로 규명하도록 한 법률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전·현직 검찰 관계자와 전직 법무부 장관 출신 국회의원이 얽힌 사안인 만큼 검찰 자체 수사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조국혁신당 김형연 의원 등 11인은 2026년 9월 22일 '국회의원 한동훈의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관련 검찰 수사정보 유출·취득 및 이용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2221526)'을 국회에 발의했다.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법안의 핵심 수사 대상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검찰 내부자료의 외부 유출 경위다. 정식 수사기록에 편철되지 않은 서울서부지검의 기소계획서와 통화 녹취, 문자메시지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취득·보관·이용·공개한 경로가 포함됐다. 전·현직 검찰 관계자의 형법 제127조(공무상비밀의 누설)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번 논란은 2026년 8월 말 김승원 당시 후보자가 지명된 뒤 한동훈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서부지검의 기소 계획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한 의원은 2021년 신약 임상 승인 청탁 의혹 사건에서 검찰이 징역 8개월 구형 방침을 세웠다가 외압으로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의혹 공방 끝에 9월 19일 자진 사퇴했다.

정식 수사기록에 편철되지 않은 내부 보고서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법적 책임 공방은 거세졌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9월 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공개된 문건은 검찰 사건 처리 예정 보고서와 상당히 동일하며, 내부 문서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사·증거 기록으로 편철되지 않은 문서가 유출됐다면 공무상비밀누설이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는 범죄이므로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한동훈 의원은 9월 13일 "검찰에서 수사 자료를 받지 않았고 공익제보자로부터 입수했다"며 "자료를 받았더라도 공익제보 차원이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서울서부지검 수사팀 소속이던 신동원·김정훈·김종욱 변호사 역시 10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퇴임 당시 사건 수사 기록을 반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내부 유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형연 의원은 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국가의 수사권과 형사사법정보가 사적으로 이용된 중대한 국사범의 문제"라며 "수사 대상에 전·현직 검찰 관계자가 포함되어 검찰이 자체 수사할 경우 독립성과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우므로 특별검사가 독립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의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유출 경로와 한동훈 의원 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특검법안 논의는 검찰 내부 미편철 문서 반출의 위법성 기준과 국회의원의 공익제보 주장에 따른 면책 한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