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리스 계약을 맺은 고객에게 선수금을 받아 매월 리스료 일부를 대납하고 만기 때 잔액을 돌려주겠다고 약정한 변종 서비스는 불법 유사수신행위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겉으로는 차량 대여와 관리 용역의 외형을 갖췄더라도, 실질은 신규 고객의 돈으로 기존 고객의 지원금을 메우는 금전거래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대법원 제2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차량리스 중개업체 운영자 A 씨 등 4명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2026년 9월 10일 판결했다(2026도2768).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사실관계

A 씨 등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업체의 중개로 리스사와 차량리스계약을 체결한 고객들과 별도로 중개업체 명의의 서비스계약을 맺었다. 리스차량 가액의 30~40%에 달하는 선수금을 중개업체에 내면 계약기간 동안 매월 리스료의 40~50%를 지원금으로 지급하고, 만기 후 차량을 반납하면 일정 비율을 공제한 잔존 선수금을 돌려주겠다는 약정이었다. 이들은 약 4년 동안 1,059회에 걸쳐 고객들에게 선수금 명목으로 합계 244억1,04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원심 판단

A 씨 등은 고객들이 실제로 차량을 인수해 운행했고 부가 관리 용역도 제공했으므로 정당한 상품·용역 거래일 뿐 출자금을 모은 유사수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과 원심인 대전고등법원은 서비스계약의 실질이 고객에게서 선수금을 취득하고 장래에 이를 초과하는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전거래라고 판단했다. 선수금 명목의 자금 수수 외에 실질적인 상품 거래가 매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경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재판부는 구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와 제2조 제1호에 관해 "실질적으로 상품의 거래가 매개된 자금을 받는 행위는 출자금을 받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그것이 상품의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한 것일 뿐 사실상 금전의 거래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유사수신행위법이 금지하는 유사수신행위로 볼 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법리를 재확인했다.

재판부는 중개업체와 체결한 서비스계약이 리스사와 맺은 차량리스계약과 엄연히 분리된 독립 계약이라고 짚었다. 리스차량 이용은 리스사가 제공하는 상품일 뿐 중개업체의 상품이 아니며, 중개업체가 내세운 용역의 가치 역시 고객이 낸 선수금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선수금 규모가 용역 단가나 영업이익 예측에 따라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도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고객들에게 지급되는 리스료 지원금이 사실상 대부분 고객들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사용하여 지급되는 구조"라며 자금 돌려막기 형태의 금전거래로 규정하고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