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매자가 물건의 하자를 이유로 환불을 요구한 뒤 실물 반품을 차일피일 미루며 대금만 챙기려 한다면 형법상 사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매매계약 해제 시 물품 반환과 대금 반환은 동시이행 관계에 있지만, 플랫폼 자동환불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고의로 물품과 대금을 모두 가로채려 했다면 형사상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서다.

당근마켓 등 개인 간 거래 플랫폼에서는 분쟁조정이 진행될 때 일정 요건에 따라 판매대금이 구매자에게 자동환불되는 절차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구매자가 허위나 과장된 훼손 사진을 제출해 환불을 유도하고, 실제로는 물품을 돌려줄 의사 없이 장기간 점유하며 환불금까지 챙긴다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타인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민법상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의무도 발생한다. 민법 제548조 제1항과 제536조에 따라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면 매도인의 대금 반환 의무와 매수인의 목적물 반환 의무는 동시에 이행되어야 한다. 정당한 권한 없이 반품을 거부하고 물건을 착복하면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나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조계는 형사 처벌을 이끌어내려면 단순 채무불이행이 아닌 고의적 기망행위였음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한다. 김태현 변호사는 "자동환불은 실물 반품과 연동되지 않을 수 있어 판매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며 "허위 사실을 꾸며 환불을 유도하고 반품도 하지 않는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소지가 있으나,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경찰 단계에서 각하될 수 있어 철저한 증거 수집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대응 절차와 증거 확보

이 같은 분쟁을 겪는 판매자는 먼저 플랫폼 고객센터에 이의를 제기해 반품 입고 전 자동환불 처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구매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기한 내 물품 반품을 이행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나설 것임을 공식 통지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구매자가 반품을 계속 거부하면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상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 및 물품반환·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때 수사기관과 법원에 제출할 핵심 증거로는 판매 발송 전 물품 상태를 찍은 사진과 영상, 택배 발송 영수증, 구매자와 나눈 메신저 대화 원본, 플랫폼 분쟁조정 기록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