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결제 오류나 계좌 동결을 핑계로 추가 입금을 요구하는 이른바 ‘가짜 안전결제(에스크로)’ 피싱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법조계는 정상적인 대금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판매자에게 물품을 넘겨줄 법적 의무가 없으므로, 추가 송금과 물건 발송을 즉시 멈추고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 물건을 올린 한 미성년 판매자는 다른 플랫폼 포인트를 이용하겠다는 구매자의 유도로 외부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구매자는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해 시스템이 동결됐다"며 안전계좌로 인증 금액과 수수료를 보내면 동결이 풀린다고 속였다. 이후에도 수수료 누락과 전산 리셋을 이유로 재입금을 요구해 총 60만 원가량을 가로챘다.

전문가 판단

법무법인 강현의 김선호 변호사는 "현재까지 대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되거나 정산된 사실이 없어 매매계약상 인도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물건을 발송하면 회수가 곤란해 손해가 확대될 수 있으므로 거래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김영재 변호사 역시 "계좌 오입력이나 동결 해제를 명목으로 한 추가 송금 요구는 전형적인 사기 정황"이라며 "물건 발송을 멈추고 입금증과 대화 내용을 확보해 보호자와 함께 경찰에 정식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법 및 피해 통계

이러한 수법은 직거래 위험을 피하려는 이용자의 심리를 악용해 유명 결제대금예치 서비스 화면을 위조한 피싱 사이트 링크(URL)로 유인하는 방식이다. 1차 입금 뒤 "수수료 미입금으로 오류가 났다"거나 "금액을 합쳐 다시 입금하면 이전 돈을 전액 환불해 주겠다"며 2차·3차 송금을 유도해 피해 규모를 키운다.

실제로 경북경찰청은 2021년 8월 16일 가짜 안전결제 사이트를 개설해 피해자 174명으로부터 총 17억8,300여만 원을 편취한 일당 18명을 적발해 11명을 구속 송치한 바 있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사기 발생 건수는 2014년 4만5,877건에서 2020년 12만3,168건(피해액 900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2023년 피해액은 1,373억 원을 넘어섰다.

법적 책임과 대응 요령

사람을 기망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는 형법 제347조(사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일 때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가중 처벌을 받는다. 다만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제2호는 재화의 공급 등을 가장한 행위를 제외한다. 이 때문에 일반 물품 거래 사기는 은행을 통한 즉각적인 사기이용계좌 지급정지나 피해환급에 법적 한계가 따른다.

피해를 예방하려면 외부 메신저로 전달받은 링크 접속과 결제를 전면 중단하고 플랫폼 내부 시스템만 이용해야 한다. 피해가 발생한 경우 상대방과의 대화 기록, 송금 확인증, 가짜 사이트 화면을 캡처해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이나 관할 경찰서에 증거로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