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나 주점 등 접객 사업장에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에게 성적 비하 발언과 인격 모독성 욕설을 퍼부어 형사 고소로 번지는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현장 목격자가 여럿이고 가해자 본인도 발언을 시인해 합의를 요청해올 때, 피해자가 어느 정도의 합의금을 요구할 수 있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주점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A 씨는 야외 테이블 손님들에게 주류 주문을 묻자 손가락질과 함께 여성 신체 비하 욕설을 대여섯 차례 듣는 봉변을 당했다. 뒷좌석 손님들이 말리자 가해자들은 자리를 피한 A 씨에게 다시 폭언을 이어갔고 제3자에게 험담까지 남겼다. A 씨가 형법상 모욕죄로 고소하자 가해자 측은 사실을 인정하며 매일 연락해 합의를 요구해왔다. 이에 A 씨는 500만~600만 원 수준의 합의금을 고려하며 법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지목해 경멸적 감정을 표현했다면 공연성과 특정성이 충족돼 혐의가 인정된다. 현장을 목격한 손님들의 진술이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했다면 혐의 입증은 수월하다.
하지만 피해자가 희망하는 금액을 가해자가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모욕죄의 합의금에는 법적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다”며 “500만~600만 원을 요구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상대방이 반드시 해당 금액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상대방의 지급 의사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통상 법원 실무에서 단순 1회성 오프라인 모욕 사건에 선고되는 벌금형은 30만~100만 원 선이다. 김 변호사는 “반복적인 성적 욕설, 공개된 장소에서의 모욕, 피해 정도와 가해자의 태도를 고려하면 일반적인 일회성 욕설 사건보다 높은 합의금을 요구할 근거는 있다”면서도 “실제로 500만 원 이상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상대방의 수용 여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합의에 나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대목은 서류 제출 시점이다. 형법 제312조 제1항에 따라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다.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르면 고소 취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하지만, 한 번 고소를 취소하면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 고소가 취소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에 따라 공소기각을 선고하고 사건을 종결한다.
가해자 측의 말만 믿고 합의금을 계좌로 받기 전에 처벌불원서나 고소취소장을 먼저 작성해 건네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합의서 작성과 합의금 입금 확인, 처벌불원서 제출은 동시에 진행해야 뒤탈이 없다. 합의가 최종 결렬되더라도 형사 절차는 그대로 진행되며, 피해자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법 제750조 및 제751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사업주의 법적 보호 조치도 요구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2항은 고객의 폭언 등으로 근로자에게 건강장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사업주가 업무 일시 중단이나 관할 수사기관 고발, 손해배상 청구에 필요한 자료 제공 등 보호 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