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리딩방을 믿고 자금을 넣었다가 원금이 반토막 났더라도 단순한 손실 사실 자체만으로는 운영자를 사기죄로 처벌하기 어렵다. 투자 결과에 따른 손실과 형사상 범죄는 구분되는 만큼, 가입과 투자 과정에서 운영자가 허위 정보를 제공했는지를 증명해야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를 착오에 빠뜨려 금전을 받아내는 ‘기망행위’가 입증되어야 한다. 단순히 전문가의 예측이 빗나가 주가가 하락한 것이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대법원 역시 거래 상대방이 처분행위를 할 것인지 판단하는 본질적 요소에 관해 허위 사실을 알린 경우에만 사기죄의 기망행위를 인정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김민규 변호사는 “실제 투자 후 손실이 50% 이상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가입·투자 당시 어떤 허위정보를 제공했는지가 핵심”이라며 “3개월에 50% 수익을 확정적으로 보장하거나 이미 오른 종목을 자신들이 미리 추천해 수익을 낸 것처럼 홍보했다면 사기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무상 사기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열쇠는 추천 시점의 왜곡 여부다. 무료 회원방과 유료 정회원방의 게시 시각을 비교해 허위 실적을 꾸며낸 정황을 밝혀내야 한다. 이미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무료방에서는 과거부터 미리 추천해 큰 수익을 올린 것처럼 속인 뒤, 정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기망행위 수법으로 꼽힌다.

피해자는 운영자와 나눈 대화 기록이나 손실 계좌를 단순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 시차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 무료방과 정회원방의 게시 시간이 선명하게 표시된 캡처 화면, 확정적 수익률 약정 문구, 가입비나 투자금 송금 내역 등을 체계적으로 확보해야 경찰 고소 단계에서 기망을 입증할 수 있다.

2024년 8월 14일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도 중요한 법적 잣대로 작용한다. 개정법에 따라 유사투자자문업자는 알림톡이나 푸시 메시지 같은 단방향 채널로만 조언할 수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처럼 투자자가 글을 쓸 수 있는 양방향 유료 채널 영업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정식 투자자문업자에게만 허용된다.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양방향 채널에서 유료 회원을 모집하거나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하고 이익을 보장한다고 약속할 경우 자본시장법 제445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집계 결과 2년 동안 투자리딩방 관련 신고는 1만 4,600여 건, 피해액은 1조 2,901억 원에 달했다. 피해가 발생했다면 단순 투자 실패라는 운영자의 변명에 휘말리지 말고 허위 실적 입증 자료를 바탕으로 경찰이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