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과 종합병원이 해부용 시신(카데바)을 다룰 때 외부위원이 포함된 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절차가 대폭 강화된다. 수집한 시신의 이용과 제공은 물론 최종 폐기 내역까지 매년 정부에 상세히 보고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2026년 10월 12일 공포하고 즉시 시행했다. 앞서 개정된 상위 모법과 시행령에 맞춰 심의위원회 구성 기준과 교육 목적 시체제공기관 허가 절차, 연간 현황 보고 서식을 구체화한 후속 조치다.
개정 시행규칙에 따라 의과대학(치과대학·한의과대학 포함)과 종합병원의 장이 설치하는 시체해부심의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5명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해야 한다(제1조의2). 특히 해부학·병리학 또는 법의학 분야의 석사나 박사 학위를 취득한 위원이 2명 이상, 해당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 위원이 1명 이상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위원의 임기는 2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
심의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척·기피·회피 규정도 신설됐다(제1조의4). 위원 본인이나 배우자, 4촌 이내 친족이 안건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으면 심의·의결에서 자동 제척된다. 당사자가 공정한 심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피를 신청하면 위원회는 결정을 내릴 때까지 심의 절차를 중지해야 한다.
시신의 수집과 처리에 대한 사후 추적 관리도 의무화된다. 시체를 수집·보존하는 기관의 장은 매년 12월 31일까지 수집·보존 및 이용·제공 현황 보고서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제7조의2). 보고서에는 이전 연도에서 이월된 수량, 해당 연도에 새로 수집하거나 이용·제공·폐기한 수량, 다음 연도 이월 수량과 함께 연구명·지도교수명·제공 일자 등을 빠짐없이 기재해야 한다.
이번 개정은 의대 정원 조정 이후 심화된 대학 간 카데바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기증 시신의 영리 목적 유료 실습 논란을 차단하려는 취지다. 실제로 감사원이 2026년 4월 공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원이 확대된 32개 의대의 카데바 1구당 평균 학생 수는 증원 전 7.79명에서 8.12명으로 증가해 실습 환경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개정 규칙은 교육을 위해 시체를 다른 대학 등에 제공하려는 기관의 허가 신청 절차와 서식을 정비했다(제4조). 교육·연구를 위한 시체제공기관은 시체를 제공할 때 유족 식별정보를 분리해 익명화해야 하며, 제공 일시와 물량 등을 기록한 관리대장을 5년간 보관해야 한다(제6조).
보고 의무를 위반하거나 법적 요건을 갖추지 않고 시신을 제공한 기관에는 시행령에 따라 1차 200만 원, 2차 300만 원, 3차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정 시행규칙은 공포 당일부터 적용되며, 전산 정보시스템을 통한 보고 서식 작성·제출 규정은 시스템 구축 일정에 맞춰 2027년 11월 12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