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서 주택을 절반씩 공동 상속받은 뒤 형제 중 한 사람이 임차인으로 거주하는 상황에서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다른 공유자가 단독으로 이를 막을 수 없다. 민법상 임대차계약의 해지나 갱신 거절은 지분 과반수(50% 초과) 동의가 필요한 '관리행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 법률 상담 창구에는 상속주택 매도가 미뤄진 사이 거주 중인 50% 지분권자가 시세보다 낮은 차임 유지를 요구하며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청구권을 통고해 갈등을 겪는 사례가 접수됐다. 상대방이 임대료 인상을 거부하고 갱신권을 주장할 때 50% 지분만 가진 다른 상속인은 법적으로 임대차 종료를 강제하기 어렵다.

갱신 거절은 '관리행위'…지분 50% 초과해야 유효

민법 제265조 본문은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공유자 지분의 과반수로 결정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 판례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계약 갱신 거절을 통지하는 행위는 실질적으로 계약을 끝내는 관리행위에 해당하므로 지분의 과반수로 결정해야 효력이 있다고 본다(2010다37905).

공유자 한쪽이 50% 지분을 가진 임차인이면서 동시에 공유자로서 갱신에 찬성하면, 나머지 50% 지분권자는 단독으로 과반수 요건을 채우지 못한다. 결국 임차인의 갱신 요구를 거절할 법적 권한을 확보하지 못해 임대차가 그대로 연장된다.

다른 공유자가 부동산 인도를 강제로 요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소수지분권자를 상대로 공유물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2018다287522). 과반수 지분 합의 없이 배타적 점유가 이어지더라도 인도 청구 대신 부당이득반환 청구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실적 해법은 차임 증액 협의와 공유물분할 소송

이 같은 교착 상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주변 실거래가나 감정평가 기준 시세를 확인해 적정 차임을 산정한 뒤 변경 계약을 맺는 협의 방식이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신의 지분 비율인 50%에 해당하는 시세 차임 부족분을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대화로 풀리지 않는다면 법원에 민법 제268조 제1항에 따른 공유물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공유물 분할은 각 공유자가 언제든지 법원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현물 분할이 어려울 경우 법원은 경매를 거쳐 낙찰 대금을 지분대로 나누는 대금분할 판결을 내린다.

경매 절차가 진행되면 거주 중인 공유자도 집을 비워주거나 경매에 참여해야 하므로, 소송 제기 사실 자체가 임대료 현실화나 자발적 매각 합의를 이끌어내는 협상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