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자가 거짓 이유를 대며 구매자에게 추가 수수료를 입금받았다면, 몇 달 뒤 돈을 전액 돌려주었더라도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범죄 성립 뒤 피해액을 돌려준 사정은 처벌 수위를 낮추는 양형 사유일 뿐 이미 성립한 범죄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는 취지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이용자 A 씨는 수수료를 포함하지 않은 채 물품을 판매한 뒤 구매자에게 "실수로 수수료를 넣지 않았다"고 거짓 설명하며 개인 계좌로 수수료를 송금받았다. A 씨는 수개월이 지난 뒤 안전결제 정책을 지키지 않은 점을 사과하며 수수료 전액을 구매자에게 다시 돌려주었으나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지 법률 상담을 구했다.

법조계에서는 허위 설명으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금전을 받았다면 사기죄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본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법무법인 강현의 장우건 변호사는 "허위로 수수료 송금을 유도했다면 기망과 처분, 이익 취득 요소가 충족되어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며 "피해금이 나중에 반환되더라도 기수 성립 자체는 부정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전액을 반환했고 피해가 회복되었다면 처벌 수위나 사건화 가능성은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법인의 김선호 변호사도 "거래 조건이 명확히 확정된 뒤 허위 사유로 추가금을 유도했다면 형법상 사기 기수 시점은 그 돈을 받은 때로 평가된다"며 "이후 전액을 반환하고 피해가 회복되면 처벌 수위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성립 여부 자체를 소멸시키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기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비친고죄다. 거래 상대방이 대화 내역을 바탕으로 신고하면 수사가 진행될 수 있으나, 사후 전액 반환과 사과, 단발성 경위 등은 실제 처벌 수위를 낮추는 주요 참작 요소로 쓰인다.

플랫폼의 결제 방식을 벗어난 외부 계좌 송금 유도는 약관 위반 제재로도 이어질 수 있다. 번개장터 운영정책에 따르면 안전결제를 회피하거나 계좌 거래를 유도하고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행위는 단계적 판매 활동 정지나 영구 이용 제한 처분을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중고거래 분쟁과 형사 책임을 예방하려면 게시 단계에서 총액과 부대비용을 명확히 알리고 플랫폼이 정한 결제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착오나 거짓으로 금전을 받았다면 대화 내역을 보존하고 즉시 환급해 피해를 회복하는 조치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