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상대방과 나눈 1대1 다이렉트 메시지(DM)나 특정 계정을 캡처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고 비방하는 이른바 ‘박제’로 법적 분쟁을 겪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24시간 뒤 자동으로 사라지는 스토리 게시물이라도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올렸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범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과 특정성 요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1대1 대화방에서 욕설을 주고받은 행위는 원칙적으로 전파 가능성이 없어 공연성이 부정된다. 반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상대방 계정을 올리고 욕설이나 비방을 덧붙였다면 법적 판단은 달라진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알렸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충족한다고 판시했다(2020도5813).

공연성이 충족되더라도 특정성 입증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단순히 상대방의 닉네임이나 계정 아이디(ID)만 노출된 상태라면 제3자가 현실 속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려워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표현 내용과 주위 사정을 종합해 해당 표시가 누구를 지목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 죄책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2007헌마461). 피해자 프로필에 얼굴 사진, 실명, 소속 학교나 직장 링크 등이 기재돼 있어 주변인이 피해자임을 알아볼 수 있어야 특정성이 인정된다.

가해자가 구체적 사실이나 허위사실 적시 없이 단순 비속어나 욕설을 썼다면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가 적용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모욕죄는 형법 제312조 제1항에 따른 친고죄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반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드러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렸다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위반 혐의를 받는다.

가해자가 익명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 해외 본사의 개인정보 제공 제한 탓에 피의자 특정이 늦어질 수 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24시간 후 자동 삭제되므로, 피해 사실을 증명하려면 가해자 계정 ID와 프로필 인터넷 주소(URL), 게시 일시, 화면 전체가 담긴 스크린샷 캡처본을 즉시 확보해야 실효성 있는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발생 건수는 2018년 1만 5,926건에서 2022년 2만 9,258건으로 5년 새 83.7% 증가했다. SNS 분쟁으로 고소를 진행할 때는 감정적 대응에 앞서 특정성 소명 자료와 디지털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수사기관에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