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소통 능력이 뛰어난 외국인 유학생은 비자를 받을 때 학비와 생활비 등 재정능력 입증 서류를 내지 않아도 된다. 졸업 후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는 구직비자(D-10) 체류 상한도 한국어 실력과 취업 준비도에 따라 최장 3년까지 늘어난다.
법무부는 민·관 합동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도 개선 협의회가 5개월 동안 논의한 제도개선안을 확정했다고 2026년 10월 7일 발표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2026년 8월 기준 35만 명을 돌파하며 40만 명 시대를 앞두자, 대학의 정원 채우기식 단순 유치에서 벗어나 학업과 국내 취업·정주를 지원하는 성장 중심 전주기 관리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개선안의 핵심은 한국어 능력을 비자 심사와 체류 관리 전반의 기준으로 삼는 점이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이상을 취득하거나 사회통합프로그램 4단계를 이수한 외국인 유학생은 비자 발급 시 재정능력 입증 서류 제출이 면제된다. 유학생의 아르바이트 요건도 한국어와 학점으로 단순화하되 기준을 사회통합프로그램 3단계 수준으로 강화하고, 대학이 발급한 시간제취업 확인서가 있으면 추가 서류를 면제한다.
졸업 후 국내 정착을 돕는 이민 경로도 넓어진다. 구직비자 체류 상한을 1년에서 최장 3년까지 차등 부여하고,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춘 비자 전환 경로를 신설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갭이어 학생(D-2-8) 비자 트랙과 글로벌 네트워크 캠퍼스형 미래대학 재학생 대상 단기 학생비자도 새로 도입한다.
반면 유학 비자를 불법 취업 창구로 악용하는 편법 운영에는 제재를 강화한다. 학업보다 취업 유치 목적으로 운영되는 주말·야간·온라인 학과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여부와 상관없이 비자 우대 혜택을 전면 중단한다. 표준화된 해외 학력 검증 절차와 재외공관 협력 해외 유학원 등록제를 추진하며, 불법체류 우려국 유학생을 대상으로는 유학경비 보증금제를 확대 적용한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2004년 1만 7,000명에서 2016년 10만 명, 2022년 20만 명, 2025년 30만 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동안 국내 대학에 입학한 유학생은 53만 명에 달했으나 졸업생은 15만 명에 그쳐 체계적인 질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외국인 유학생은 이민정책의 핵심 인재이므로 학업 목적과 역량을 갖춘 유학생에게는 더 많은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비자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차용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과제들을 종합한 통합 보고서를 국무총리 주재 외국인정책위원회에 상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전국 5개 권역 출입국·외국인관서에 유학생 비자·체류지원센터도 순차 설치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