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부작용으로 장애 일시보상금을 받았더라도 수령 전에 발생한 진료비나 사후 질병 악화에 따른 적극적 치료비는 국가가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장애 일시보상금을 받은 사람에게 사후 보존적 치료비를 주지 않도록 한 시행령 규정 자체는 유효하지만, 발생 시점과 치료 성격을 따지지 않고 진료비 전액 지급을 거부한 행정처분은 위법하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백신 접종 피해자 A 씨의 상속인들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추가 진료비 지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24두49339)
사실관계
망인 A 씨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맞은 뒤 길랑-바레 증후군 진단을 받고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청은 2021년 5월 28일 A 씨에게 장애 일시보상금과 일부 진료비 및 간병비를 지급했다. 이후 A 씨는 미지급된 나머지 진료비의 추가 지급을 청구했으나, 질병관리청은 감염병예방법 시행령 단서 규정을 들어 장애 일시보상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추가 진료비 전부의 지급을 거부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고, 원심 판결 선고 전 숨지자 유족들이 소송을 수계했다.
1심·원심 판단
원심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9조 제1호 가목 단서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고 장애 일시보상금을 받은 사람을 부당하게 차별해 무효라고 봤다. 이에 따라 무효인 시행령 조항을 근거로 진료비 지급을 전면 거부한 질병관리청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먼저 감염병예방법상 예방접종 피해보상청구권이 상속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재판부는 "예방접종 피해보상청구권은 공법상 권리이나 금전채권으로서 재산권 성격을 가지므로 사망한 경우 민법에 따라 상속인에게 상속된다"고 짚었다.
시행령 단서 규정이 무효라는 원심 판단은 바로잡았다. 대법원은 "장애 일시보상금은 부상이나 질병이 치유돼 증상이 고정된 상태를 전제로 하며, 지급 이후 발생하는 보존적 치료에 관한 진료비까지 포함돼 있다"며 "시행령 단서 규정은 장래 보존적 치료비의 중복 지급을 방지하려는 취지여서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고 평등원칙이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질병관리청의 거부처분 자체는 취소돼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장애 일시보상금을 받았더라도 지급 이전에 발생한 진료비와 지급 이후 질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돼 발생한 적극적 치료비는 보상 대상이 된다"며 "질병관리청이 이전 진료비와 적극적 치료비까지 일률적으로 지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고 위법한 부분만 분리해 취소할 수 없으므로 처분 전부를 취소한 원심 결론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