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가 소송 도중 채무자의 또 다른 사해행위를 취소해 달라며 청구취지를 추가했다면, 법에 정해진 제척기간을 지켰는지는 처음 소송을 낸 때가 아니라 청구취지 추가를 신청한 시점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2026년 10월 1일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26다205109).

사실관계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 소유 부동산들을 피고에게 매매하자, 원고는 제1심에서 해당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며 계약 취소와 함께 피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청구했다.

원고는 항소심에서 매매계약 체결 시점과 근접한 때 이뤄진 채무자와 피고 사이의 별도 근저당권설정계약 역시 사해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피고 명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라는 청구취지를 새로 추가했다.

1심·원심 판단

원심은 채무자와 피고 사이에 맺어진 매매계약뿐만 아니라 항소심에서 새로 추가된 근저당권설정계약까지 모두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로 보았다. 이에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피고 명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라고 명하며 원고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청구취지를 추가하면 추가된 때 새로운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추가된 청구의 제소기간 준수 여부는 원칙적으로 청구취지 추가·변경 신청이 있는 때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법 제406조 제2항에 따르면 사해행위취소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내에 제기해야 한다.

재판부는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원고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늦어도 소 제기 무렵 부동산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열람하는 등으로 이미 사해행위 존재를 알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고가 사해행위를 안 날부터 1년의 제척기간을 넘겨 청구취지를 추가했는지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추가된 청구 부분의 제척기간 준수 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채 곧바로 본안 판단에 나아간 원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