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사업으로 토지를 수용할 때 보상금에서 차감하는 송전선 구분지상권 가액을 산정하면서, 과거 계약 당시 지급한 지료 일시금을 물가 변동 반영 없이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수용 시점의 지가변동률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시점을 수정하거나, 토지 가액에 입체이용저해율을 곱한 차액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2부는 공공주택사업 지구 안 토지 소유자 A 씨가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에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026년 10월 8일 밝혔다(2024두65713).

사실관계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사업시행자가 시행하는 공공주택사업지구에 편입된 A 씨 소유 토지들에 관해 수용재결과 이의재결을 거쳤다. 해당 토지 상공에는 한국전력공사의 송전선이 지나고 있어 송전선 소유 목적의 구분지상권이 설정된 상태였다.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29조에 따르면 소유권 외의 권리가 설정된 토지는 제한이 없는 상태의 토지 가격에서 해당 권리의 가액을 뺀 금액으로 보상한다. 구분지상권 가액이 높게 평가될수록 토지 소유자가 받는 수용보상금은 줄어들고, 낮게 평가될수록 늘어난다. A 씨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보상액 산정에 불복해 손실보상금 증액을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원심 판단

원심은 법원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토지의 가격시점 가액에 입체이용저해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구분지상권 가액을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았다. 원심은 계약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설정계약 당시 지급된 지료 일시금을 지가변동률이나 생산자물가상승률에 따른 시점수정 없이 그대로 가격시점 가액으로 인정해 토지 보상액을 산정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판결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8조 제2항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취득하는 토지에 설정된 소유권 외의 권리가 일반적으로 양도성이 없는 송전선 등을 소유하기 위하여 토지의 지하 또는 지상공간에 설정된 구분지상권인 경우에는 구분지상권이 설정된 토지 부분의 가격시점 가액에 입체이용저해율 등을 적용한 '당해 권리의 유무에 따른 토지의 가격차액 기준'과 지가변동률, 생산자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구분지상권 설정계약에 따른 지료 일시금을 가격시점으로 수정한 '권리설정계약 기준' 중 적절한 기준을 적용하여 구분지상권 가액을 평가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은 위 각 구분지상권에 대해 그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는 기준을 선택하여 평가할 수 있고, 권리설정계약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에는 지가변동률과 생산자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지료 일시금을 가격시점으로 수정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향후 송전선 선하지 수용보상 감정평가에서는 과거 일시금 지료를 그대로 공제하던 관행 대신,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시점수정액이나 입체이용저해율 기준 중 적절한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