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에서 회원탈퇴 버튼을 깊숙한 설정 메뉴 뒤로 숨기거나 첫 화면에서 배송비를 뺀 채 결제를 유도하는 눈속임 상술에 구체적인 법 집행 잣대가 적용된다. 정기결제 요금을 올리거나 유료로 전환할 때 소비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지 않으면 즉각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제재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10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크패턴 방지를 위한 온라인 인터페이스 운영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이번 지침은 2023년 7월 마련한 자율관리 지침과 2025년 2월 내놓은 문답서를 최신 감시·법 집행 결과와 합쳐 현행화한 기준이다.
가이드라인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상 규율 대상인 다크패턴을 4개 범주 13개 유형으로 정리했다. 유형마다 개념과 피해 양상, 핵심 준수사항, 세부 유의사항, 구체적인 법 위반 예시, 주요 질의·답변을 명시했다.
전자상거래법 제21조의2 제1항 제4호가 금지하는 '취소·탈퇴 등의 방해' 행위 기준은 한층 엄격해졌다. 사업자는 가입취소나 회원탈퇴 버튼을 소비자가 찾기 어려운 '개인정보 수정'이나 '보안설정' 화면에 두어서는 안 된다. 로그인 첫 화면이나 '마이페이지'처럼 한 번 클릭해 곧바로 연결되는 직관적 화면에 관련 링크를 배치해야 한다.
소비자 부주의를 노려 요금을 결제하게 만드는 '숨은 갱신' 행위도 원천 차단된다. 전자상거래법 제13조 제6항에 따라 정기결제 대금을 올리거나 무료 서비스를 유료로 바꿀 때는 변경 전 30일 이내에 소비자에게 따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초 회원가입 당시 약관에 포괄적으로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적법한 동의로 인정되지 않는다.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 인상된 요금을 청구할 수 없다.
첫 화면에 일부 금액만 노출하는 '순차공개 가격책정'(전자상거래법 제21조의2 제1항 제1호) 규제도 구체화됐다. 배송비나 설치비처럼 소비자가 필수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원칙적으로 첫 화면의 총금액에 합산해 적어야 한다. 총금액을 사전에 확정하기 어렵다면 제외된 비용 항목과 사유를 첫 화면 등에 밝혀야 한다.
이번 지침으로 온라인 유통과 플랫폼 사업자는 인터페이스 설계(UI·UX) 전반을 재점검해야 하는 실무 과제를 안게 됐다. 버튼의 크기·모양·색깔 차이로 사업자에게 유리한 선택을 유도하는 '잘못된 계층구조'나 유료 옵션을 미리 선택해 두는 '특정옵션의 사전선택' 역시 법 위반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다크패턴 규제에 대한 사업자의 이해를 높이고 관련 의무를 원활하게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온라인 거래 환경 변화와 새로운 소비자 피해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법 위반 행위에는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