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이나 필라테스 등 체육시설에 등록할 때 ‘이벤트 할인가 적용 상품이라 중도 해지나 환불이 절대 불가능하며 양도만 가능하다’는 계약서 조항에 서명했더라도, 소비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하고 남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현행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문판매법)은 1개월 이상에 걸쳐 재화나 용역을 계속 공급하는 계약을 ‘계속거래’로 규정한다. 방문판매법 제31조에 따르면 계속거래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계약 기간 중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법정 해지권을 갖는다. 계약서에 환불 불가 특약을 넣고 소비자가 직접 서명했더라도 마찬가지다. 방문판매법 제52조가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정의 효력을 부인하는 강행규정이어서 해당 조항은 법적으로 무효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호 역시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제권이나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조항을 무효로 규정한다.
환불 금액 산정 기준도 법령과 고시에 명확히 정해져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인 ‘계속거래 등의 해지·해제에 따른 위약금 및 대금의 환급에 관한 산정기준’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소비자의 개인 사정으로 계약을 중도 해지할 때 사업자가 청구할 수 있는 위약금 상한은 총 계약대금의 10%로 제한된다. 이용 개시 전이라면 총 결제대금에서 10% 위약금만 공제한 전액을 돌려받는다. 이용을 시작한 뒤라면 실제 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해지일까지의 이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과 총 결제대금의 10% 위약금을 뺀 잔액을 환급받는다.
체육시설 사업자가 자체 규정을 앞세워 환불을 거부하면 형사처벌이나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김수홍 판사)은 2025년 2월 5일, 회원의 개인교습(PT) 잔여분 환불 요구를 자체 환불 불가 약관을 이유로 거부한 헬스장 운영자에게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2024고정546). 재판부는 미사용분에 대해 10% 위약금만 공제하고 환불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2025년 10월 17일 20개 체인형 체육시설 업체의 계약서를 심사해 ‘이벤트 가격 가입 회원권 중도 환불 불가’ 등 불공정 약관조항을 적발하고 시정 조치를 내렸다.
헬스장 측이 환불을 거부할 경우 소비자는 구두 요구에 그치지 말고 문자메시지나 내용증명 우편으로 해지와 환급 요구 의사를 남겨 통보 시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결제 영수증과 계약서, 환불 거부 대화 내역을 첨부해 1372 소비자상담센터나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사업자가 조정 권고를 거부하면 관할 지자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방문판매법 위반으로 신고하거나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등 소송 절차를 진행해 반환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