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내 갈등이나 주요 인사의 집단 탈당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정당 자체가 법적으로 자동 해산되거나 소멸하지는 않는다. 헌법과 법률은 정당 설립과 활동의 자유를 두텁게 보장하고 있어, 법이 정한 고유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정당의 법적 실체는 그대로 유지된다.
정당이 법적으로 문을 닫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정당법 제45조에 따라 당 대의기관 결의를 거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는 '자진해산',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갖추지 못하거나 각 시·도당 1,000명 이상의 당원을 채우지 못해 정당법 제44조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행하는 '등록 취소', 그리고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강제 해산'이다.
외부 기관에 따른 강제 해산은 헌법재판소 심판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8조 제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정부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헌법재판소에 해산을 제소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1958년 이승만 정부 당시 공보실장의 일방적 행정처분으로 진보당 등록이 취소됐던 오남용 역사를 반성하고, 정당 존립을 사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1960년 제3차 개헌 당시 도입된 제도다.
실제 헌법재판소가 정당 해산을 선고한 사례는 2014년 12월 19일 선고된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2013헌다1)이 유일하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정당 해산을 결정하고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 상실을 선고했다. 다수 의견은 정당해산이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최후의 비상수단이며 국회의원직 상실은 해산 결정의 본질적 효력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당시 소수의견을 낸 김이수 재판관은 일부 구성원의 일탈 행위를 당 전체의 위헌적 활동으로 동일시해 해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민주주의가 지켜야 할 사상의 다양성과 정치적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대 논리를 폈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정당이 강제 해산되면 정당법과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소속 국회의원은 직을 잃고 잔여재산은 국고로 귀속된다. 아울러 해산된 정당의 강령과 같거나 유사한 강령을 가진 대체정당 창당도 전면 금지된다. 다만 이 같은 헌재의 해산 결정이나 당의 공식 자진해산 결의가 없는 한 단순한 의원 탈당이나 분당 사태만으로는 정당 조직이 소멸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