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직장에 취업한 뒤 회사 요청으로 급여통장을 새로 개설하려다 은행 창구에서 거절당하거나 거래 한도가 대폭 묶인 통장을 발급받는 금융소비자가 늘고 있다. 보이스피싱과 대포통장 근절을 이유로 은행권의 계좌 개설 심사가 한층 깐깐해진 탓이다.

은행 창구의 신규 수시입출금 통장 개설 절차가 까다로워진 배경에는 법률상 의무가 있다. 개정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의6에 따라 금융회사는 고객이 계좌를 개설하거나 한도 제한 해제를 요청할 때 금융거래 목적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고객의 거래 목적을 확인하지 않고 계좌를 개설해주면 동법 제20조에 따라 금융회사에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에 따라 재직증명서, 급여명세표, 근로계약서 등 명확한 소득·재직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일반 계좌를 개설하기 어렵다. 객관적 서류를 제출하지 못한 고객은 거래 한도가 제한되는 이른바 '금융거래한도계좌(한도제한계좌)'로만 통장을 만들 수 있다.

한도제한계좌로 발급되면 하루에 인출하거나 이체할 수 있는 금액이 엄격히 제한된다. 2024년 5월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으로 거래 한도가 일부 상향되었으나, 여전히 창구 거래는 1일 300만 원, 자동화기기(ATM) 인출·이체와 인터넷·모바일뱅킹 전자금융 이체는 각각 1일 100만 원까지만 가능하다.

이미 해당 은행에 입출금 통장을 두고 있다면 굳이 새 계좌를 만들지 않고 기존 계좌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은행 영업점이나 비대면 앱에서 기존 일반 통장을 급여통장 상품으로 전환하거나 급여 이체 계좌로 등록하면 수수료 면제 등 우대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실업급여 수급 중이거나 이직 공백기 등으로 당장 재직 증빙이 어려운 구직자라면 회사에 기존 계좌를 사용할 수 있는지 먼저 협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반드시 신규 계좌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입사 예정 증명서나 근로계약서 등 지점별 인정 서류 범위를 사전에 전화로 확인하고 방문해야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금융권은 대포통장 생성을 막고자 영업일 기준 20일(주말·공휴일 제외 약 1개월) 이내 수시입출금 계좌를 개설한 이력이 있으면 추가 개설을 제한한다. 이에 따라 새 통장을 열기 전 계좌 개설 시점도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