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투약자 위주 단속에서 벗어나 해외 밀반입 경로와 국내 유통망 등 공급 상단을 정조준한 경찰 수사가 수치로 확인됐다. 마약류의 국내 유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은 결과 마약류 밀수와 제조 사범 검거 인원이 전년 대비 30% 넘게 늘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 마약조직범죄수사과는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 마약류 밀수·제조 사범 17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같은 기간 검거된 130명보다 33.8% 증가한 수치다.
단속 유형별로 보면 공급 단계 사범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판매 사범은 3,396명으로 전년 동기 3,186명 대비 6.6% 늘었고, 의료용 마약류 사범은 631명에서 706명으로 11.9% 증가했다. 단순 투약 등 기타 사범은 5,100명에서 5,254명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쳐 전체 검거 인원은 9,047명에서 9,530명으로 5.3% 늘었다.
해외 총책 송환과 자금세탁 추적
경찰은 텔레그램과 가상자산,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지능화된 마약 유통망을 끊기 위해 해외 도피 총책 송환과 자금 흐름 추적에 집중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필리핀에서 송환한 박왕열을 구속 송치하고 국내 판매책을 추적해 필로폰 12.7㎏ 등 시가 63억 원 상당의 마약류와 범죄수익 86억3,000만 원을 특정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박왕열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를 받는 해외 공급책 최병민을 태국 수사기관과 공조해 현지에서 검거한 뒤 송환했다. 이어 가상자산과 국세청·금융위원회 자료를 분석해 여죄 41건을 추가로 밝혀내고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죄수익 약 60억 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마약 유통 통로가 된 의료기관과 자금세탁 조직도 수사망에 올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구 소재 병·의원을 수사해 의사와 유통책 등 23명을 검거해 5명을 구속했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 거래대금을 세탁해 준 미신고 가상자산 거래대행소 운영자 등 67명을 형법상 방조 혐의로 검거했다.
공조 체계 확대와 향후 과제
경찰은 성과를 낸 전국 10개 수사팀에 특별성과 포상금 총 5,000만 원을 지급했다. 최우수팀으로 선정된 경기북부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에는 각 1,000만 원이 돌아갔다.
경찰은 오는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국제 마약수사 콘퍼런스(ICON)를 열고 아시아 마약범죄 대응 실무협의체(ANCRA)와 연계해 국제 공조망을 넓힐 계획이다. 아울러 국가정보원,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수사정보 공유를 강화한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마약류 사범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지금이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각오로 관계기관들과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