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임대인의 파산폐지 이후 전세보증금 반환이나 채권 회수를 위해 민사소송을 내는 채권자들 사이에서 피고 대표자 표기 혼선이 잇따르고 있다.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며 종전 파산관재인을 대표자로 적었다가 대표권 흠결에 따른 보정명령을 받고 재판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45조 등에 따라 비용 부족으로 파산폐지 결정이 확정되면, 같은 법 제547조에 따라 파산관재인의 임무는 즉시 종료된다. 파산재단의 관리처분권과 소송수행권이 채무자 법인으로 복귀해 파산관재인은 더 이상 법인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 민사소송법 제59조와 제254조에 따라 법원은 대표권 흠결을 확인하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보정을 명해야 한다.

실무상 가장 흔한 혼선은 파산 진행 중 관행대로 쓰던 '파산관재인' 명의를 폐지 결정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하는 데서 비롯된다. 상법 제517조에 따라 파산선고로 해산된 법인은 폐지 뒤에도 미정리 법률관계 범위에서 청산법인으로 존속한다. 그러나 일반 해산 법인과 달리 청산인 등기가 누락됐거나 대표기관이 공석인 경우가 많다.

서울회생법원 상담위원을 맡고 있는 남화진 법무사는 "파산폐지로 관재인의 임무가 끝났다면 더 이상 그 관재인이 회사를 대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등기부에 청산인이 확인되면 '피고 ○○주식회사, 대표자 청산인 ○○'와 같이 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산인이 없거나 누가 대표할지 불분명하다면 폐지결정문과 등기부를 첨부해 보정명령을 내린 재판부에 특별대리인 선임 등 필요한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정명령을 받은 원고 채권자는 우선 법인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아 대표이사나 청산인 등기 여부, 해산 사유, 회사 계속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법인이 해산되거나 등기부가 폐쇄되었더라도 잔여재산 처분이나 채무 소송 등 정리할 권리의무 관계가 남아 있다면 청산법인으로서 당사자능력은 인정된다.

등기부상 청산인이 등재돼 있지 않고 전 대표자의 대표권 행사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원고는 민사소송법 제64조와 제62조에 따라 수소법원에 특별대리인 선임을 신청해야 한다. 보정서에는 파산폐지 결정문, 확정증명원, 최신 법인등기사항증명서를 첨부하고 법인의 잔여 적극재산 존재를 함께 소명해야 소 각하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