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외부 시스템 해킹으로 대출한도와 연소득 등 민감한 금융정보가 대거 유출되면서, 이를 악용한 맞춤형 대출 빙자 사기 주의보가 내려졌다. 상대방이 내 금융 내역을 정확히 알고 있더라도 대출을 이유로 선입금이나 앱 설치를 요구한다면 예외 없이 사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6년 10월 6일 소비자경보 2026-26호 ‘주의’를 발령했다.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일어날 수 있는 피싱과 스미싱 등 2차 피해를 막으려는 조치다. 당국은 같은 날부터 1개월 동안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특별대응기간’을 운영하며, 실제 금전 피해가 확인되는 즉시 경보 단계를 ‘경고’로 격상하기로 했다.
외부 접점 뚫려 6만6000명 유출…정교해진 사기 수법
이번 사태는 대출모집인 전용 웹페이지와 외주 인력용 모바일 시스템 등 보안 관리가 취약한 외부 접점이 침해당하면서 불거졌다. 신한은행에서 약 2만5,729명, 예가람저축은행에서 5만24건이 유출되는 등 7개 금융사에서 총 6만6,000명 이상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는 물론 대출 심사에 활용되는 연소득과 산출 한도까지 함께 새어나갔다.
금융당국은 연휴 이후 금융거래가 재개되는 시점을 노려 사기범들이 유출된 정보를 앞세워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금융사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환대출을 약속하거나 개인정보 유출 피해보상을 미끼로 인터넷 주소(URL) 클릭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사기범이 본인의 소득과 대출한도를 정확히 언급하더라도 정상적인 연락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선입금·앱 설치 요구하면 사기”…원천 차단 서비스 활용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는 전화나 문자로 비밀번호와 인증번호를 묻지 않으며 피해보상이나 계좌보호를 명목으로 자금 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 기존 대출을 갚아야 한다며 개인 명의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거나, 신용점수 상향 및 보증료 명목으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행위는 모두 범죄 수법이다. 원격제어 앱 설치를 유도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회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안내 문자에 웹페이지 접속 링크를 넣지 않는다.
명의도용 대출이 우려되는 소비자는 여신거래·비대면 계좌개설·오픈뱅킹을 막아주는 ‘금융거래 안심차단서비스’를 신청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거래 중인 금융사 영업점을 찾거나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내계좌한눈에’ 및 은행 앱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2026년 8월 말 기준 약 700만 명이 가입했다. 다만 신청과 달리 서비스 해제는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가능하다.
금융감독원 포털 ‘파인’의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하는 방법도 있다. 등록된 정보는 전 금융회사에 실시간 공유돼 본인 명의의 신규 계좌 개설과 신용카드 발급이 즉시 제한된다. 보이스피싱 피해 상담은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1394)에서 받는다. 이미 돈을 송금했다면 즉시 경찰(112)이나 금융사 콜센터로 연락해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당국 전담 창구 지도…개보위는 법 위반 정조준
금융당국은 전 금융사에 유출 전담 상담창구를 두고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지도했다. 2026년 8월 4일 개정 시행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금융회사와 통신사, 수사기관은 정보주체 개별 동의 없이도 의심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들 기관은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에 관련 정보를 실시간 제공해 의심계좌를 신속히 묶어둘 방침이다.
규제기관의 제재 절차도 본격화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신한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 해킹 건을 ‘중요사건’으로 지정하고 개인정보 보호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통지 지연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신용정보법 위반 조사와 함께 관련 법령에 따른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이 뒤따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