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약정으로 월세 계약을 맺은 뒤 개인 사정으로 한 달 만에 방을 비우더라도, 계약서에 별도 위약금 약정이 없다면 집주인이 요구하는 6개월 치 월세를 일시에 낼 법적 의무는 없다. 임차인의 일방적 중도 해지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임대인이 법적 근거 없이 임의로 위약금을 산정해 청구할 권리 역시 없기 때문이다.

지방 이전을 이유로 보증금 50만 원, 월세 35만 원에 체결한 1년 만기 월세 계약을 1개월 만에 해지하려다 임대인에게 6개월 치 월세 210만 원을 요구받은 임차인의 상담 사례가 나왔다.

일방 해지 불가하지만 임의 위약금 청구도 위법

민법 제618조에 따라 체결된 기간 약정 임대차계약은 민법 제635조와 제636조에 따라 계약서에 중도 해지 권리를 보류한 특약이 없으면 임차인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일방 종료할 수 없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가 규정한 중도 해지권은 묵시적 갱신 상태에만 적용되며, 최초 약정한 계약 기간 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임대인이 계약 위반을 이유로 잔여 기간 중 6개월 치 월세를 일괄 요구하는 것 또한 법적 근거가 없다. 민법 제398조에 따른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이 사전에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이상, 임대인이 임의로 정한 금액을 손해배상금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

윤관열 변호사는 "1년으로 정한 월세계약에서 임차인의 개인 사정만으로 일방적 계약 종료는 어려워 곧바로 월세 지급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계약서에 중도해지 시 6개월 치 월세를 지급한다는 위약금 특약이 없다면 임대인이 임의로 6개월분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무 합의 관행과 중복 차임 수령 금지

실무에서는 임차인이 새 세입자가 들어올 때까지 발생하는 공실 기간의 월세와 신규 계약에 따르는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합의해지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97나55316 판결)은 정상 종료 시 임대인이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점을 고려해 특약이 없다면 중도 해지 시에도 신규 임차인 중개보수는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조기 퇴거 합의를 위해 기존 임차인이 이를 대신 부담하는 관행이 형성돼 있다.

새 임차인이 구해져 실제 입주를 시작하면 종전 임차인의 차임 지급 의무는 즉시 소멸한다. 임대인이 두 세입자에게서 차임을 중복 수령하는 것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 반환 대상이다.

단기 거주 가능성이 있는 임차인은 계약 체결 단계에서 해지권 보류 특약을 명시해야 분쟁을 막을 수 있다. 과도한 위약금 요구를 받았다면 즉시 새 임차인 주선에 협조하고 입주 일자에 맞춰 보증금을 정산하는 합의 절차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