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피해를 입은 근로자가 사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냈음에도 서류가 송달되지 않아 재판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법원 우편물이 '폐문부재(문이 잠겨 있고 송달받을 사람이 없음)'로 반송되는 일이 반복될 때는 야간·휴일 특별송달을 거쳐 공시송달을 신청하면 재판과 강제집행 절차를 이어갈 수 있다.
임금체불 피해를 본 근로자 A 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조력을 받아 사업주를 상대로 임금청구 본안소송을 제기했으나, 3월부터 10월까지 4차례 연속 소송 서류가 폐문부재로 반송돼 7개월 넘게 첫 재판조차 열지 못했다. 사업장 자산은 이미 부동산 경매로 넘어갔으나 배당요구종기일을 놓쳐 매각 후 남을 배당잉여금 채권에 가압류만 걸어둔 상태다. 승소 판결을 받아 가압류를 본압류로 전환하거나 피고 소유 차량을 압류해야 하지만 송달 불능이 발목을 잡았다.
민사소송법상 피고에게 소장 부본이 적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변론기일을 지정할 수 없어 소송 절차가 멈춘다. 법원 우편배달원이 주간에 방문했을 때 문이 닫혀 있는 폐문부재는 단순히 사람이 없었다는 뜻일 뿐 거주하지 않는다는 확증이 아니어서 법원이 즉시 공시송달을 허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단순 재송달을 반복하기보다 집행관 특별송달을 먼저 거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새문안 법률사무소 김동현 변호사는 주소보정명령에 따라 주민등록초본을 확인한 뒤 통상 송달 불능 시 집행관 야간·휴일 특별송달을 선행해 송달 불능 사유를 객관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해강 이정주 변호사는 피고가 법인인 경우 법인 본점등기지 외에 대표이사 개인 주소지로 송달할 수 있으며, 사업장 폐쇄 및 대표자 부재가 확인되면 특별송달 불능 확인서를 첨부해 공시송달을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송달 시도가 충분히 이뤄졌다면 공시송달 요건을 폭넓게 인정한다. 대법원은 2024년 5월 9일 채권자가 채무자의 주소지로 주간·야간·휴일 포함 총 9차례에 걸쳐 특별송달을 시도했으나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은 사건에서 통상의 조사를 다 하였음에도 채무자의 주소나 근무장소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공시송달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렸다(2024마5321).
공시송달이 결정되면 민사소송법 제196조에 따라 법원 게시판 게시일 등으로부터 2주가 지나 상대방에게 도달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후 피고 불출석 상태에서 무변론 판결이나 증거조사를 거쳐 승소 판결을 선고받을 수 있다. 판결문 역시 공시송달을 거쳐 2주의 항소기간이 지나면 판결이 확정되고 집행문이 부여된다.
집행권원을 확보한 근로자는 민사집행법 제223조 및 제227조에 따라 기존 배당잉여금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부동산 경매 배당요구종기일을 놓쳤더라도 소유자에게 돌아갈 잉여금이 있다면 채권자로서 우선 확보할 수 있다. 배당잉여금이 남아있지 않다면 확보한 집행권원으로 사업주 명의 차량 등 기타 유동자산에 강제경매를 신청해 체불 임금을 회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