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근무 도중 학업이나 건강 문제로 약정한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둘 때 사업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는 사례가 잦다. 하지만 법조계와 노동계에서는 단순 조기 퇴사나 무단 퇴사로 근로자에게 실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근로자의 자진 퇴사는 사직 의사 표시와 사업주의 수리(승낙)로 성립한다. 사업주가 사직서를 수리하면 즉시 효력이 발생하지만, 수리를 거부하더라도 민법 제660조에 따라 해지 통고를 받은 날부터 30일(1개월)이 지나면 퇴사의 법적 효력이 생긴다. 사업주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를 강제할 수도 없다. 근로기준법 제7조가 폭행·협박이나 부당한 구속 등으로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 강요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통보 기간을 지키지 않고 출근을 중단하면 이론상 사업주가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다. 그러나 법원에서 실제 배상 책임이 인정되기는 어렵다. 법원은 단순 아르바이트나 대체 인력 채용이 쉬운 직종의 경우, 근로자의 퇴사와 직접적인 영업 손실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으면 사업주의 청구를 기각하는 추세다.
김상윤 법률사무소 정중동 변호사는 "사업주가 실제 발생한 손해의 구체적 금액과 근로자의 퇴사 간 직접적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므로 단순 대체 인력 채용이나 잔여 직원의 업무 가중만으로는 배상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인원 공인노무사(한국공인노무사회 상담 노무사) 역시 "협의되지 않은 퇴사를 할 경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사업주의 손해배상 청구에 응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도 현실적인 인정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짚었다.
사업주가 영업상 차질을 이유로 이미 일한 기간의 임금을 임의로 깎거나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불법이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금지한다. 대법원 역시 사용자에게 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이 있더라도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 지급 원칙(제43조)에 따라 임금 채권과 일방적으로 상계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97다14200).
다만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려면 절차를 준수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퇴사 희망일 최소 30일 전에 문자나 서면(사직서) 등 증빙 가능한 형태로 퇴사 의사를 전달하고 인수인계를 진행해야 무단결근 처리나 급여 정산 관련 마찰을 피할 수 있다. 사업주 역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금품을 청산해야 하며, 발생 손해를 주장하려면 객관적인 손해액 입증 자료를 갖춰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