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약속받고 기존 직장까지 정리했는데 입사 직전 채용 취소 통보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후 회사 측이 입장을 번복해 예정대로 출근하라고 요구하더라도, 신뢰가 깨진 근로자는 복직 대신 부당해고에 따른 금전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노동법의 명확한 판단이다.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쓰기 전이라도 채용 공고를 거쳐 최종 합격이 통지되고 입사일과 급여 조건이 합의됐다면 당사자 사이에 유효한 근로계약이 성립한다. 대법원은 채용내정 통지만으로도 해약권이 유보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일관되게 판단한다(2000다51476 판결 등). 메신저나 문자메시지, 통화 녹음 등으로 입사일과 처우 합의가 입증되면 법적 근로계약 체결이 인정된다.

사측이 내부 사정이나 조직 개편 등을 이유로 채용내정을 일방 취소하는 행위는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같은 법 제27조가 정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적은 서면 통지 절차도 거쳐야 한다. 서울행정법원은 합격 통보 4분 만에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사안(2025구합52952)이나 문자메시지로 취소를 알린 사안 모두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부당해고로 판결했다.

문제는 사측이 채용취소 통보 후 뒤늦게 말을 바꿔 "원래대로 출근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다. 민법 제543조 제2항은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일방적으로 철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해고 의사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이상 사용자가 이를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으며, 효력을 되돌리려면 근로자의 개별 동의가 필수다.

사용자의 번복으로 출근 명령이 내려졌더라도 신뢰관계 훼손 등으로 입사를 원하지 않는 근로자는 해고 철회에 동의할 의무가 없다.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을 때 복직 대신 해고 기간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전보상을 노동위원회가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대법원 역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해고를 취소하고 복직을 명했더라도 근로자가 금전보상을 원하면 구제이익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판시했다(2024두54683 판결).

주의할 점은 회사의 출근 요구에 단순히 연락을 끊거나 무단결근으로 대응하기보다 채용취소에 따른 부당해고 구제 절차를 정식으로 밟아야 한다는 점이다. 근로자는 사측의 일방적 해고 통보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고, 해고일(채용취소 통보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하며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