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게 외도 사실이 발각돼 이혼 청구와 함께 수천만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더라도, 혼인 기간 형성한 공동재산 분할 권리까지 완전히 박탈당하지는 않는다. 혼인 파탄 책임을 묻는 위자료와 부부 공동재산을 청산하는 재산분할은 법적으로 엄격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1호가 정한 명백한 재판상 이혼 사유다. 피해 배우자는 민법 제806조와 제843조에 따라 유책배우자 및 상간자를 상대로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손해배상)를 청구할 수 있다. 실무상 법원이 인정하는 외도 위자료는 혼인 기간, 부정행위 기간 및 정도 등을 종합해 통상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안팎으로 결정된다. 상대방이 청구한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유책성과 무관한 재산분할청구권
위자료 책임과 별개로 민법 제839조의2에 규정된 재산분할은 전혀 다른 기준으로 다뤄진다. 대법원은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라 하더라도 혼인 중 쌍방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청구권을 가진다고 판단해 왔다(93스6 결정).
재산분할은 유책성을 징벌하는 조치가 아니라, 혼인 기간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하고 유지한 실질적 재산을 각자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다. 혼인 기간, 재산 형성 경위, 가사노동 및 육아 기여도 등이 분할 비율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며, 외도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분할 권리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시부모 명의 주택의 분할 대상 편입 여부
이혼 과정에서 시부모 등 제3자 명의로 등기된 주택을 넘겨달라는 요구 역시 원칙적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혼인재산분할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부부 각자의 명의로 된 고유재산에 한정된다.
다만 등기 명의만 부모로 되어 있을 뿐 실제로는 부부 자금으로 매수했거나 대출금을 부부가 갚아나간 명의신탁 부동산인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대법원은 제3자 명의 재산이라도 실질적으로 부부 일방의 소유이거나 쌍방 협력으로 형성된 자금에 기초한 경우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92므1054 판결 등). 주택 매매계약서, 매수대금 이체 내역, 대출금 상환 명세를 통해 실질 소유 관계를 가려내는 까닭이다.
양육비와 증거 수집의 법적 쟁점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 또한 외도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부과되지 않는다. 민법 제837조에 따라 법원은 부모 양측의 합산 소득과 재산 상황, 자녀의 수와 나이를 고려한 가정법원 양육비 산정기준표를 바탕으로 분담액을 정한다.
배우자가 동의 없이 휴대전화 내역을 열람하거나 전송받아 확보한 자료는 민사·가사 소송에서 사실 인정의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대법원은 민사·가사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의 필요성과 프라이버시 침해 정도를 비교형량해 증거능력을 판단한다(2024다222212 판결). 다만 상대방 동의 없이 전자기기를 무단 열람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제49조 위반 등 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