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이나 다가구주택 월세 계약을 앞두고 등기부등본이 깨끗하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등기부에 드러나지 않는 집주인의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체납 내역이나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총액 때문에 경매 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현행 국세징수법 제109조와 지방세징수법 제6조에 따르면 임차보증금이 1,000만 원을 초과하는 세입자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날부터 입주 잔금일까지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전국 세무서와 지자체 세무부서에서 집주인의 미납 세금을 열람할 수 있다. 계약 전 단계이거나 보증금이 1,000만 원 이하인 소액 월세 계약이라면 임대인의 사전 동의서와 신분증 사본이 있어야 열람 신청이 가능하다.

세입자가 계약 전부터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하도록 돕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은 임대인이 계약을 체결할 때 납세증명서와 선순위 확정일자 부여현황 정보를 임차인에게 의무적으로 제시하도록 규정했다. 다가구주택 세입자라면 계약서를 지참해 관할 주민센터에서 전입세대확인서를 발급받아 본인보다 먼저 전입한 선순위 세대가 얼마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세금 열람권을 활용하더라도 사후 분쟁을 예방하려면 계약서 작성이 핵심이다. 집주인 동의 없는 세금 열람은 계약서 작성 이후에만 가능하므로, 체납 사실이 드러났을 때 계약금을 돌려받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특약을 사전에 적어두어야 한다.

전입신고 당일 집주인이 대출을 받아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이른바 대항력 시차 악용을 차단하는 장치도 필수다. 세입자의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에 발생하는 반면 근저당권은 등기 당일 즉시 효력을 갖는다. 국토교통부 표준계약서에 포함된 '임차인의 대항력 확보 시점까지 임대인이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으며, 위반 시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특약을 반드시 명시해야 법적 보호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