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고령 은퇴자라도 정기 소득이 없으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을 받기 어렵다. 집값 대비 담보인정비율(LTV) 여력이 충분하더라도 금융권의 상환능력 심사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대출 승인이 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 임대인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완화 적용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거주하기 위해 입주하는 경우에도 완화 혜택을 받는다. 다만 대출 실행 후 1개월 안에 전입신고서를 은행에 제출해야 하며 최소 2년 이상 실거주 여부를 점검받아야 한다.

문제는 소득 증빙이다. 매달 받는 기초연금은 비과세 공적 이전소득으로 분류돼 금융회사 여신심사에서 채무상환능력을 인정받는 소득으로 쓰이지 않는다. 신용카드 사용 실적이 없거나 근로·사업소득이 전무한 고령 임대인은 대출 심사에서 무소득자로 분류된다.

소득 증빙이 막힌 임대인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급하는 지역건강보험료 납부액을 활용해 '인정소득'을 산정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직전 3개월 평균 건보료 납부액을 바탕으로 연간 추정 소득을 역산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연간 사용액을 활용한 신고소득 산정 방식도 있으나 연간 인정 한도는 최대 5,000만 원으로 제한되며 추정액의 90%만 소득으로 반영된다.

추정 소득으로도 원하는 한도가 나오지 않는다면 소득이 있는 가족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1금융권 은행은 세대가 분리된 직계비속(손자 등)의 단순 공동차주 취급을 엄격히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주택 지분의 일부(1~10%)를 직계비속에게 증여한 뒤 소득이 있는 비속을 주채무자로 세우고 기존 집주인이 담보제공자로 들어가는 구조를 짤 수 있다.

세대 분리 상태를 해소해 한 등본으로 전입하는 '세대 합가'를 거친 뒤 차주 단위 DSR 기준이 50%로 비교적 넓은 2금융권 보험사 창구를 두드리는 것도 실무적 대안이다. 다만 실거주 목적 대출 규제 완화를 적용받은 뒤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않고 주택을 매매하거나 재임대하면 대출금이 즉시 회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