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나 오프라인 홀덤펍 총판의 권유로 도박에 참여했다가 환전을 거부당하고 사이트가 폐쇄되는 이른바 '먹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잃어버린 돈을 찾고자 형사 고소를 고민하지만, 자칫 고소인 본인이 도박죄 피의자로 전환돼 처벌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법조계에 따르면 도박 사이트 운영진이 애초부터 환전해 줄 의사나 능력 없이 이용자를 속여 입금액만을 가로챌 목적이었다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은 급여자가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민사상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더라도, 가해자가 기망하여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재물을 교부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2006도6795 판결).

오프라인 홀덤펍 업주 등이 수수료를 목적으로 손님에게 불법 도박 사이트를 소개하고 가입을 유도했다면 형법 제32조의 사기방조나 형법 제247조의 도박장소개설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국회는 2024년 2월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카지노 사업자가 아닌 자의 카지노업 유사 영업 행위를 금지하고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 수위를 높였다.

문제는 피해 구제를 위해 수사기관을 찾는 순간 고소인의 도박 혐의도 함께 수사선상에 오른다는 점이다. 형법 제246조는 일시오락을 제외한 도박 행위를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상습도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고소 과정에서 계좌 거래 내역과 접속 기록이 제출되면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더라도 도박죄 피의자로 입건될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

민사상 피해 회수 역시 쉽지 않다.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한 재산의 반환 청구를 금지하고 있어 불법 도박으로 얻은 당첨금이나 판돈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은 원칙적으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가해자의 전적인 사기 범행임을 입증해 불법행위 손해배상이나 형사 배상명령을 신청하지 않는 한 실질적인 환전금 회수는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고소를 진행하기보다 법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형일(법률사무소 청연) 변호사는 "소개한 총판이 적극적으로 기망했다면 사기나 방조 혐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지만, 피해자 본인도 불법 도박에 따른 법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우건(법무법인 강현) 변호사 역시 "순수 도박채무와 사기성 편취 구조를 명확히 구분하고 수사 과정의 자기부담을 최소화하는 진술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