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가 회생 절차나 세금 대납을 이유로 퇴직금의 50%만 수령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는 명백한 임금체불에 해당한다. 사용자의 개인적 사정이나 사적 호의를 빌미로 법정 퇴직금을 일방적으로 깎는 합의 요구는 법적 효력이 없다.

회생 이유로 퇴직금 삭감 불가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 전액 지급 원칙을 규정하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는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 전액을 지급하도록 강제한다. 당사자 간 합의로 지급 기일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일방적인 감액은 허용되지 않는다.

사업주가 법원 회생을 이유로 채권을 넘긴다거나 퇴직금을 깎겠다고 통보하는 행위도 위법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 따라 근로자의 임금과 퇴직금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된다. 대법원 판례(2013다64908 전원합의체) 역시 퇴직금 청구권은 회생계획안에 따른 감액 대상이 아니며 수시로 최우선 변제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세금 대납과 사적 친분 이용한 압박

소규모 사업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3.3% 사업소득세 대납' 주장 역시 퇴직금 지급 의무와 무관하다. 대법원(2004다29736, 2023도18735)은 3.3%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했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일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다. 명절 상여나 세금 대납 등 사적 호의를 이유로 법정 권리인 퇴직금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부당한 정서적 압박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 집계 결과 연간 임금체불 발생액은 2022년 1조 3,472억 원에서 2023년 1조 7,845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체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기획과는 퇴직금을 강행규정으로 보아 사업주의 경영 사정을 이유로 일방적 삭감을 강요하는 행위를 사법처리한다고 밝혔다.

노동청 진정과 대지급금 활용법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 전액을 받지 못했다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해야 한다. 업무 지시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출퇴근 기록 등을 확보하면 프리랜서 계약 형태였더라도 근로자성을 입증할 수 있다.

사업주의 변제 능력이 부족하거나 회생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에 따른 간이대지급금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노동청의 체불임금 확인서를 바탕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면 최종 3년분 퇴직금을 최대 700만 원(총한도 1,000만 원)까지 정부로부터 우선 지급받게 된다. 임금체불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연 20%의 지연이자도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