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절차에서 세입자가 배당요구 종기를 놓쳐 보증금을 떼이는 불이익을 막기 위해 법원 통지서 양식이 전면 개편됐다. 법률 지식이 부족한 임차인이 복잡하고 긴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 우선변제 권리를 잃던 실무 관행을 개선하려는 조치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주택임차인 통지서와 상가임차인 통지서 양식을 알기 쉽게 개편해 2026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10월 8일 밝혔다. 경매 임차인 통지서는 법원이 해당 부동산에 경매가 개시됐음을 알리고 우선변제권 행사 절차를 고지하는 법정 서식으로, 전국 법원에서 연간 약 14만 건이 발송된다.

유형별 맞춤 안내와 QR코드 연계 도입

종전 통지서는 빽빽한 법률 서술 위주로 구성돼 일반 임차인이 본인의 법적 지위나 필수 조치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민사집행법상 첫 매각기일 이전으로 정해지는 배당요구 종기까지 권리신고나 배당요구를 마치지 못해 변제 우선권을 잃는 사례가 잇따랐고, 각급 법원 경매계에도 문의가 쏟아졌다.

개선된 양식은 세입자를 소액임차인, 확정일자 임차인, 일반임차인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각각 갖춰야 할 요건과 조치 사항, 주의점을 체계적으로 구분했다. 법적 권리보호 체계가 다른 주택임차인과 상가임차인 양식도 분리해 각 특성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지면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통지서 하단에는 QR코드를 도입했다. 스마트폰으로 코드를 스캔하면 법원경매정보 전용 웹페이지로 연결된다. 이곳에서 경매사건 검색, 관할별 소액보증금표, 권리신고 서식 내려받기, 사법지원 및 경매절차 안내, 전자소송포털 연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배당 누락 피해 줄고 법원 행정부담 경감 전망

민사집행법 제88조와 제148조에 따르면 주택·상가임대차보호법상 우선변제권을 가진 임차인이라도 배당요구 종기까지 법원에 배당을 요구하지 않으면 매각대금 배당에서 제외된다. 이번 서식 개편으로 세입자가 권리 신고 기한과 제출 서류를 즉시 확인하게 되면서 배당 누락에 따른 보증금 손실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법원행정처는 "이번 개선으로 임차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놓치지 않고 제때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경매절차 이해관계인들의 권리가 충실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국민 눈높이에서 관련 제도 및 실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