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데다 불륜 상대방에게 고가의 아파트나 주식, 차량 등을 선물받아 챙긴 정황까지 드러났다면 피해 배우자는 배신감과 함께 해당 재산의 처리를 고민하게 된다. 불륜으로 취득한 재산이니 당연히 혼인 파탄 피해자에게 귀속되거나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적 판단은 다르다.

민법상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승낙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554조). 불륜 관계에서 건너간 물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약 자체가 자동으로 무효가 되거나 그 소유권이 피해 배우자에게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조건이나 무효 사유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재산을 넘겨받은 유책 배우자의 특유재산으로 취득된다(민법 제830조 제1항).

다만 해당 재산이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839조의2가 정한 재산분할은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유지된 재산 액수를 참작하여 정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부부 일방의 고유재산이나 제3자에게 증여받은 특유재산이라도, 다른 일방 배우자가 가사노동 등으로 유지에 협력해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기여한 사실이 입증되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

불륜으로 취득한 자산은 위자료 산정 과정에서도 중요한 정황으로 작용한다. 외도 상대방에게 거액의 재산을 받은 사실 자체는 혼인관계 파탄 경위와 유책행위 정도를 입증하는 자료로 쓰인다. 유책 배우자가 이혼을 앞두고 해당 재산을 은닉하거나 제3자에게 처분하려 한 정황이 확인될 때도 분할 비율과 위자료 액수 산정에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다.

외도 상대방이 뒤늦게 재산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성관계나 부첩관계의 대가로 재산을 지급한 경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되지만(민법 제103조), 이미 재산이 실제로 이전되었다면 불법원인급여(민법 제746조) 법리가 적용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79다483)은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된 재산에 대해 소유권에 기한 반환 청구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외도 상대방에게 받은 재산을 둘러싼 분쟁은 단순한 감정적 대응이 아닌 객관적 입증 자료 확보가 핵심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길인영 변호사는 법률 질의응답을 통해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가치가 큰 재산이라면 실제 거래내역과 소유권 이전 과정까지 확인해야 한다"며 "등기부등본, 주식 거래내역, 자동차 등록자료, 계좌이체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사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