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연구작품이 단순한 학위 취득 절차를 넘어 사회적 재난과 노동 안전망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실무형 대안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2026년 10월 14일부터 15일까지 충남 천안시 교내 담헌실학관 로비와 공식 홈페이지에서 '2026학년도 제32회 졸업연구작품 전시회'를 열고 현안 해결 중심 연구 95점을 선보였다.

재난 방재 로봇부터 고용정책까지 95점 출품

이번 가을학기 전시회에는 메카트로닉스공학부 40점, 고용서비스정책학과 24점, 경영학부 23점,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 화학생명공학전공 8점 등 총 95점이 출품됐다. 학생들은 최근 잇따른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와 상가 공실 문제, 플랫폼 노동자 확대로 불거진 사회안전망 공백 등 실생활 속 쟁점을 연구 주제로 다뤘다.

전기차 질식소화 로봇과 스마트 임플란트

공학 분야에서는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재 로봇과 바이오 의료 소재가 눈길을 끌었다.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이수용 씨 등 5명은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RFID 기반 랩잭 전개식 질식소화 로봇'을 개발했다. 주차구역 센서로 화재를 감지하면 자율주행 로봇이 이동해 무선주파수인식(RFID)으로 차량을 특정한 뒤 질식소화포를 펼쳐 연소 확산을 초기 차폐하는 방식이다.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 화학생명공학전공 임준하 씨 등 9명은 '지속 항균성을 갖는 골형성 촉진형 스마트 임플란트'를 공개했다. 임플란트 표면에 구리 기반 소재를 적용해 초기 항균 성능을 확보하고, 체내와 유사한 환경에서 구조가 변하도록 설계해 세포 친화성과 뼈 결합을 함께 촉진하도록 했다.

상권 공실 분석 AI와 실소득 고용보험 연구

인문·사회 및 정책 계열 학부에서도 구체적 실무 대안이 제시됐다. 경영학부 박태영 씨는 유동인구와 매출, 임대료, 경쟁도 등 상권과 공실 데이터를 결합해 예비 창업자 맞춤형 점포를 찾아주는 '지역 공실 기반 AI 창업 입지 매칭 서비스'를 설계했다. 고용서비스정책학과 김지연 씨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연구'에서 플랫폼·비정형 노동자를 위한 법제 개편안을 내놓았다.

김 씨의 연구는 현행 「고용보험법」 제77조의2가 규정한 노무제공자 고용보험이 직종 중심으로 운영돼 플랫폼 종사자 등을 포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서 출발했다. 김 씨는 독일과 프랑스의 사회보험 사례를 비교 분석하며, 변화하는 고용 환경에 맞춰 현행 직종별 가입 체계를 실소득 기반 체계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구체적 정책 경로를 제안했다.

현장 실무형 학사과정과 온라인 전시

한국기술교육대의 졸업연구작품전은 「국민 평생 직업능력 개발법」 제52조의2와 「고등교육법」 제35조에 따라 3~4학년 학부생 전원이 이론과 실습을 종합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정규 교육과정이다. 앞서 6월 열린 집중학기제 전시회에서도 인공지능 플랫폼 '스캠가드(ScamGuard)'와 자동 흉부 압박 로봇 등 148점이 전시된 바 있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은 "졸업연구작품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쌓은 전공 지식과 실습 경험을 종합적으로 구현한 결과물"이라며 "학생들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 역량과 현장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천 중심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현장 전시가 끝난 뒤에도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전시장에서 학부별 소개 패널과 우수작 시연 영상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