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청소년이 24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담을 받다가 고위험 징후가 나타나면 경찰 112 상황실과 즉시 연결돼 현장 출동과 구조로 이어진다. 구조 뒤 전문기관 치료는 물론 위기 현장에 상시 노출되는 현장 경찰관 290여 명의 심리 치유까지 포괄하는 민·관 안전망이 가동된다.

경찰청은 2026년 10월 1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삼성금융네트웍스, 사회복지법인 생명의전화와 '자살위기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하상훈 생명의전화 원장을 비롯한 각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SNS 상담과 112 신고 체계 직결

이번 협약의 핵심은 민간 전문 상담과 경찰의 물리적 출동망을 하나로 묶는 데 있다. 생명의전화가 운영하는 24시간 청소년 SNS 상담 채널 '라임' 상담사가 고위험 자살위기 상황으로 판단해 112에 신고하면 즉각 연계가 이뤄진다. 접수 단계부터 신고 경로와 청소년 여부, 위기 수준 등 세부 정보가 현장 출동 경찰관과 정신응급 대응팀에 실시간 공유된다.

출동 인력은 대상자의 심리 상태와 정황을 미리 파악하고 현장에 진입한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제2호는 자살 시도자 등 응급구호가 필요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 경찰이 보건의료기관 등에 긴급구호를 요청하거나 관서에 보호하는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사전 정보를 공유해 초동 조치의 신속성과 정확도를 끌어올리려는 취지다.

구조 후 사후 관리와 경찰관 트라우마 치유 병행

구조 뒤 지원이 끊기던 문제도 개선된다. 경찰이 현장에서 긴급 구호한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삼성금융네트웍스와 생명의전화가 1대1 전문 심리상담과 심리검사, 상급병원 치료 연계 등 단계별 프로그램을 사후 지원한다. 단순 현장 인계로 끝나던 종전 구조 체계를 회복 단계까지 잇는다.

위기 현장에 반복 출동해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을 겪는 경찰관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전국 경찰청 '정신응급 대응팀' 290여 명을 대상으로 신체 이완과 명상을 돕는 개인형 내면 회복 프로그램과 가족 참여형 재충전 휴식 프로그램을 차례로 제공한다. 경찰관 자살률이 일반 공무원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나는 등 현장 인력의 직무 소진 문제가 누적된 데 따른 조치다.

공공 치안 인프라와 민간 플랫폼의 결합

2024년 정식 출범한 청소년 상담 채널 '라임'은 2026년 8월 말까지 약 3만 명이 이용했으며, 심리적 위기 상담 5,300여 건 가운데 15명이 극단적 선택 직전 구조됐다. 이번 협약은 민간 채널의 상담 역량에 112 접수·출동 인프라를 직접 결합해 골든타임 확보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마음건강 위기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회적 과제로,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위기 청소년을 보다 신속하게 보호하고 구조 이후에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도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