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압축성장 과정에서 축적한 도시개발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한국형 국가도시정책 프로그램(K-NUPP)’이 2단계 결실을 맺고 2028년 3단계 협력으로 이어진다. 단순한 마스터플랜 자문을 넘어 스마트시티 실행계획과 도시관측소 설립 등 현장 사업과 결합하면서 국내 인프라·엔지니어링 업계의 해외 진출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유엔해비타트(UN-Habitat)와 함께 지난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케냐 나이로비 유엔 사무소에서 ‘K-NUPP 전문가그룹 회의(EGM)’를 열고 2단계 사업 중간평가와 3단계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고 2026년 10월 26일 발표했다.

K-NUPP는 2016년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린 ‘해비타트 3’ 회의에서 ‘새로운 도시의제(NUA)’가 채택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한국 정부는 재정 기여와 함께 국토교통부-유엔해비타트 업무협약(MOU)을 맺고 개발도상국의 도시정책 자립을 지원해 왔다. 국제개발협력기본법상 공적개발원조(ODA) 원칙과 해외건설 촉진법 제15조의2에 근거를 둔 국제협력 사업이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40억 원을 투입하는 2단계 사업 대상국은 이집트, 캄보디아, 모잠비크, 아제르바이잔, 파라과이 등 5개국이다. 이집트는 2023년 9월 국가도시정책을 승인받은 뒤 주택부와 국토계획청 중심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디지털 토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2024년 12월 프레아시아누크주를 대상으로 폐기물 분리수거 거점 설치를 담은 스마트시티 실행계획을 확정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데이터 기반 행정도 가시화됐다. 모잠비크는 2024년 4월 홍수 대응 국가도시정책을 승인받고 그해 10월 도시 현황 데이터를 분석하는 펨바시 도시관측소를 열었다. 파라과이는 2024년 1월 정책 승인 후 과람바레시 공공공간 개선 시범사업을 설계 중이며, 아제르바이잔은 첫 국가도시정책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된 1단계 사업(30억 원)은 이란, 미얀마, 나이지리아를 지원하며 나이지리아 식수 관정 설치와 미얀마 태양광 조명 보급 등 기초 인프라 개선에 집중했다. 반면 2단계는 스마트시티와 디지털 토지 관리 등 제도와 기술을 결합한 한국형 모델 이식에 초점을 맞췄다.

양 기관은 2027년까지 2단계 시범사업을 매듭짓고 2028년부터 주거 여건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을 골자로 한 3단계 사업에 들어간다. 2028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제14차 세계도시포럼(WUF14)에서 지난 10년간의 K-NUPP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임월시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과장은 “한국이 성장 과정에서 쌓은 국가도시정책 경험을 나누고 우리 지방정부의 노하우를 참여국과 공유하는 협력의 장을 마련해 개발도상국의 도시정책 수립과 이행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경제규모와 국격에 걸맞은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