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투자 피해자들이 판결 선례를 확인한 뒤 소송에 나서려다 구제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승소 판례 유무와 무관하게 객관적 증거를 모아 형사 집단고소에 나서는 것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의 첫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 판결 확정을 기다리기보다 기망 행위와 자금 흐름을 입증해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를 이끌어내는 편이 피해금 회수율을 높이는 핵심이라는 취지다.

2026년 10월 23일 포털 지식iN에는 친환경 드라이브투언(D2E)을 표방했던 그리버 코인(GVL) 프로젝트의 승소 판례가 있는지, 승소 사례가 있다면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는 투자자 질의가 올라왔다. 비공식 유통 채널과 단체 대화방 등에서 코인 공모와 거래소 상장 확약, 락업 해제 후 고수익 보장 등을 약속했으나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투자 피해 호소가 불거진 탓이다.

현재 법원 판결문 검색 체계와 가상자산 집단소송 현황상 그리버 코인 프로젝트 피해자 측의 승소 판결이 확정됐거나 배상명령이 공식 등록된 선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4년 7월 19일부터 시세조종과 사기적 부정거래를 금지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다만 비공식 장외 공모나 과거 발생한 사기 피해는 피해자가 직접 사실관계를 입증해 개별 민·형사 절차를 밟아야 하는 실정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승소 판례를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네이버 지식iN 법률 상담 전문가는 "그리버 코인과 관련해서 투자자 피해 구제 목적의 민사소송이나 집단소송 판결에서 피해자 측이 최종 승소한 판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백서에 기재된 주요 사업 계획 미이행 사실과 재단 측이 공지했던 허위 내용 캡처본 및 투자금 송금 내역서와 입출금 TXID 영수증을 상세하게 확보해 두셔야 법리 다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사기 사건의 가해자는 형법 제347조(사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사기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 처벌된다. 인허가 없이 장래 출자금 전액이나 이를 초과하는 금액 지급을 약정하고 자금을 수입했다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성립한다.

민사상 배상 책임 역시 형사 절차와 맞물려 인정되는 추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3부는 2022년 5월 18일 브이캐시 피해자 5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2021가합558373)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3억 3,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공동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2020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원금 보장과 300% 수익을 내세워 5만 2,400여 명으로부터 2조 2,280여억 원을 가로챈 브이글로벌 사건에서도 총책 처벌과 함께 민법 제750조 및 제760조에 따른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법조계에서는 승소 판결을 얻더라도 가해자가 자산을 은닉하면 배상이 어려워지므로 신속한 채권 보전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계좌 지급정지와 가압류, 몰수·추징보전 신청을 형사 고소와 병행해야 피해 자산 유출을 차단할 수 있다. 환불을 대신 받아주겠다며 접근하는 탐정업체나 환불대행사 등 비자격 업체는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고 법적 효력도 없으므로, 정식 법률 대리인과 함께 객관적 증거를 정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