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12신고 건수가 감소세를 보여도 일선 현장의 강력범죄 신고는 오히려 늘어나는 치안 통계의 역설이 데이터로 확인됐다. 단순 신고 접수 건수에 기댄 획일적 경찰 인력 배치가 아닌, 위험도와 긴급성을 반영한 새로운 치안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대학과 경찰대학 자치경찰발전연구원, 한국경찰연구학회, 한국경찰학회는 2026년 10월 2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지역맞춤형 자치경찰의 역할과 발전 방향 공동 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는 장일식 경찰대학 교수 지도 아래 경찰대학생 7명이 인천광역시자치경찰위원회 및 인천경찰청과 협력해 수행했다.

세미나 첫 세션 발표를 맡은 장일식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인천 지역의 112신고 건수는 총 122만 3,341건으로 전년 대비 3.9% 줄었다. 그러나 살인·강도 등 중요범죄 신고는 전년 대비 6.5% 증가했고, 일반범죄 신고 역시 1.9% 늘어났다. 전체 신고 접수 총량이 줄었다고 해서 현장 경찰관이 체감하는 치안 부담까지 경감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장 교수는 "신고 총량의 감소만으로 현장의 치안 부담이 줄었다고 판단하기 어렵고, 신고의 유형과 긴급성, 지역별 대응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범죄신고 비중, 긴급출동 비중, 시간대별 집중도, 유동인구를 두루 연계한 '실질 치안수요지수' 개발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현행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생활안전, 범죄예방, 교통 활동 등을 자치경찰사무로 규정한다. 그동안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인력 재배치와 예산 편성 과정에는 관할 인구수나 단순 접수 건수 등 외형 지표가 주로 쓰였다. 이 때문에 신도시, 원도심, 산업단지, 도서지역이 혼재된 복합 도시의 특수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학술 발표회에서는 교통사고 예방과 외국인 밀집지 안전망을 다룬 현장 분석도 이어졌다. 박형원 인천남동경찰서 경사는 지역별 교통 위험요인을 진단해 사고 예방 시책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심수진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언어와 문화 차이로 경찰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외국인 주민까지 고려해 내·외국인 모두의 안전과 경찰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기종 경찰대학장 직무대리는 "자치경찰의 가치는 주민의 일상에서 확인되어야 한다"며 "경찰대학도 현장의 문제를 교육과 연구 과제로 삼고 경찰대학생들이 지역사회를 이해하며 협력과 문제 해결의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자치경찰위원회와 인천경찰청 등 관계 기관은 이번 발표회에서 제안된 실질 치안수요지수 모델과 교통·외국인 밀집지 대책을 향후 지역 치안 정책 수립에 반영하고 현장 실행 가능성을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