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첨단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일선 치안 현장에 도입하고자 싱가포르 정부의 과학기술 전담 기관과 손을 맞잡았다. AI 악용 범죄와 딥페이크 등 신종 범죄가 국경을 넘어 고도화하는 가운데, 인력 중심이던 경찰 활동을 기술 중심의 '미래치안' 체계로 빠르게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찰청은 2026년 10월 2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싱가포르 내무부 산하 홈팀 과학기술청(HTX, Home Team Science and Technology Agency)과 '미래치안 과학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찬샨(Chan Tsan) 싱가포르 HTX 청장이 참석해 서명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과학기술 공동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정보를 공유할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치안 현장에 실질적으로 접목할 수 있도록 공동 과제를 발굴하며, 기술 교류와 현장 실증을 연계하고 교육훈련과 지식 교류도 병행한다.
싱가포르 HTX는 싱가포르 내무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경찰, 소방, 이민관세청 등의 공공안전을 유지하는 R&D와 현장 적용 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국토 면적이 좁고 디지털 기반 인프라가 고도화된 싱가포르의 실증 환경과 한국 경찰의 현장 치안 데이터가 결합하면 실효성 높은 치안 테크 기술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급변하는 치안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현장의 경험과 첨단 과학기술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 기관의 협력이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치안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궁극적으로 국민 안전을 높이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찬샨 HTX 청장도 "진화하는 공공안전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초월한 협력과 혁신이 매우 중요하다"며 "양 기관이 보유한 과학기술 경험과 역량을 결합해 실제 현장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경찰청이 추진 중인 첨단 장비 도입 사업과도 맞물려 있다. 경찰청은 전국 280개 경찰관서 배치를 목표로 범죄예방 순찰로봇 300대 보급에 450억 원, 대테러 로봇에 48억 원을 배정하는 등 총 560억5,000만 원 규모의 인공지능 로봇 예산을 편성해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도 2026년부터 2031년까지 6년간 273억 원을 투입해 44개 치안 신산업 핵심기술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양 기관은 실무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공동 연구개발 과제와 현장 실증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첨단 치안 장비의 국제 표준화와 상호 검증이 이뤄지면 국내 치안 테크 기업들의 해외 공공 조달 시장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