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나 재난으로 국가 전산망이 마비되더라도 112 신고와 주민등록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핵심 행정 서비스는 1시간 이내에 정상 복구된다. 리튬전지 배터리실을 전산장비와 물리적으로 분리하지 않아 화재 위험에 노출됐던 전산 시설 56곳에는 시설 개선 조치가 내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윤호중 장관이 9월 30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를 방문한 데 이어 10월 1일 배터리 안전 강화와 재해복구(DR) 시스템 구축을 뼈대로 한 「AI정부 인프라 거버넌스 혁신 추진방향」 주요 과제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10월 2일 종합 현황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 전산실 배터리 화재로 대규모 행정망 장애가 발생한 지 1년여 만의 후속 조치다.

이용자 수 대신 '국민 영향도' 중심 재분류

정부는 기존의 '사용자 수' 중심 분류 기준을 전면 손질했다. 행안부가 제정한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안정성 고시」(행정안전부고시 제2026-23호) 제5조에 따라 국가 전체 1만 5,033개 정보시스템을 국민 영향도(70%), 사용자 수(10%), 서비스 파급도(10%), 대체 가능성(10%) 기준으로 8월 재분류했다.

재분류 결과 112시스템, 산불상황 관제시스템, 정부24, 주민등록시스템, 수출입 통관시스템 등 73개(0.5%)가 국가 핵심 시스템인 'A1' 등급으로 지정됐다. 대국민 필수 서비스인 A2 등급은 157개(1.0%), 행정 중요 시스템인 A3 등급은 671개(4.5%), 일반 시스템인 A4 등급은 1만 4,132개(94.0%)다.

등급별 복구 목표시간 차등화

시스템 장애 시 정상 가동까지 걸리는 재해복구 목표시간(RTO)도 법적으로 명문화됐다. 최상위인 A1 등급 73개 시스템은 실시간 연동 이중운영 체계(Active-Active DR)를 적용해 재난 발생 시 1시간 이내에 서비스를 복구하도록 설정했다. A2 등급은 3~12시간 이내, A3 등급은 1~5일 이내, A4 등급은 3주 이내로 각각 복구 시한을 뒀다.

안전 기준 미달 시설 정비도 본격화된다. 정부가 전국 1,459개 국가 정보시스템 운영시설을 전수조사한 결과, 리튬전지 분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56개 시설을 확인해 지난 5월 개선을 권고했다. 개정된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정보자원 통합기준」에 따라 리튬전지 배터리실은 전산장비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등으로부터 내화벽과 방화문으로 물리적 분리를 마쳐야 한다.

노후 대전센터 2030년 폐쇄

지난해 화재가 발생했던 노후 대전센터는 대체센터 구축과 클라우드 이전을 거쳐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된다. 정부는 2026년 4분기부터 2027년 1분기까지 50개 행정·공공 정보시스템을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AI정부 인프라·거버넌스 혁신 추진방향」 이행에 속도를 내어, 국가 정보시스템의 전면 혁신에 범정부적 역량을 모을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전자정부법 제56조의2 등에 근거해 각 기관의 3개년 장애관리기본계획 수립과 46개 안정성 점검 항목 이행 여부를 지속해서 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