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부도나 도산하지 않았더라도 떼인 임금을 국가가 먼저 메워주는 간이대지급금을 신청하려면 전 직장의 산재보험 이력과 운영 기간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임금채권보장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 특성상, 사업주가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 대상으로서 일정 기간 사업을 영위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기 때문이다.

임금채권보장법 제3조와 시행령 제8조에 따르면 간이대지급금을 신청하기 위해선 해당 사업장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을 받아야 하며, 근로자가 퇴직한 날까지 사업주가 6개월 이상 해당 사업을 운영했어야 한다. 근로복지공단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에서 자격취득일과 상실일을 조회했을 때 가입 이력이 6개월을 넘는다면 원칙적으로 사업장 요건을 채운 것으로 인정된다. 한국공인노무사회 상담 공인노무사는 최근 상담 회신에서 사업장 성립 뒤 6개월 이상 영업해 근로자의 보험 적용 기간이 1년 5개월로 확인된다면 사업장 요건을 충족해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류상 산재보험 성립 신고 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 하더라도 섣불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사업주가 보험 가입을 늦게 마쳤거나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해 서류상 기간이 짧더라도, 실제 근로자를 고용해 사업을 한 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5년 12월 11일 보험관계 성립일부터 퇴직일까지가 6개월 미만이라는 이유로 간이대지급금 지급을 거부당한 근로자 A 씨 사건에서 "사업 영위 기간은 보험 성립일이 아닌 실제 근로자를 사용해 사업을 운영한 날부터 기산해야 한다"며 공단의 거부처분을 취소했다. 당시 조소영 중앙행심위원장은 "근로자가 일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해 생계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대지급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원 한도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기간 급여와 최종 3년분의 퇴직금 중 체불액을 합해 최대 1,000만 원이다. 항목별로는 임금과 퇴직금이 각각 700만 원 한도로 묶여 있다. 과거에는 법원 확정판결을 받아야 해 지급까지 7개월가량 걸렸으나, 2021년 10월 법 개정으로 노동청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만 있으면 2~3개월 안에 지급된다.

신청을 준비하는 근로자는 두 가지 법정 기한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퇴직일 다음 날부터 1년 이내에 관할 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이나 고소를 제기해야 한다. 이후 근로감독관 조사를 거쳐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받았다면 발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근로복지공단에 간이대지급금을 청구해야 한다. 기한을 넘기면 청구권이 소멸하며, 국가가 선지급한 체불액은 공단이 사업주에게 전액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