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보고 자체 종결한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시 검토하는 사법통제 전담 조직이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들어선다. 직접 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된 공소청이 경찰 단계의 부실 수사와 사건 은폐를 걸러내는 감시 기관으로 조직 체질을 바꾸는 첫 실무 개편이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10월 16일 경찰의 불송치·수사중지 사건을 전담 심사하는 '불송치심사 1부'와 '불송치심사 2부'를 새로 설치하는 업무분담 개편을 단행했다. 신설 부서에는 반부패와 조세, 사이버, 정보기술(IT) 범죄 수사 경력을 갖춘 부부장검사 3명과 10년 이상 경력 검사 6명 등 총 9명의 검사가 배치됐다.
불송치심사부는 사법경찰관의 불송치와 수사중지 결정 기록을 집중 심사해 위법이나 수사 미진을 따져 재수사를 요구한다. 고소인과 피해자가 경찰 결정에 불복해 낸 이의신청 사건을 일괄 처리하고, 경찰의 수사권 남용에 맞선 피의자·피해자 구제신청도 맡는다. 서울특별시경찰청이 신청하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영장 역시 이 부서가 전담 심사한다. 일선 경찰서가 신청하는 영장은 종전대로 각 관할 형사부 몫으로 남는다.
심사 방식과 통제권 강화
심사 강도는 한층 높아진다. 불송치 사건을 검토해 법리 적용 오류나 수사 미진이 확인되면 횟수 제한 없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해당 경찰서에서 적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으로 사건을 넘겨 재수사하도록 요구하는 방안도 쓰인다.
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재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거나 직무 소홀, 비위, 사건 관계인과의 유착 의혹이 드러나면 공소청이 관할 경찰관서에 직무배제와 징계를 적극 요구하기로 했다. 검사가 피해자 등 사건관계인을 청사로 불러 직접 면담하고 진술을 듣는 절차도 정규화된다.
배경과 업무량
이번 개편은 10월 2일 검찰청이 78년 만에 공식 폐지되고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공소청이 출범한 데 따른 조치다. 공소청법과 형사사법체계 개편 후속 법안들이 9월 17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은 사라졌다. 대신 소추기관으로서 수사기관을 상대로 한 보완수사·재수사 요구권 중심의 사법통제 기능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그동안 불송치·수사중지 사건은 각 형사부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이 일반 송치 사건과 함께 나눠 처리해 왔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집계를 보면 2025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1년간 접수된 불송치 사건은 4만 4,929건, 수사중지 사건은 1만 4,295건으로 총 5만 9,224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형사부 등이 분산 처리해 온 사건은 전체의 73%인 4만 3,221건(월평균 약 3,602건)에 달했다. 이 업무를 불송치심사부 검사 9명이 넘겨받아 전담한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 관계자는 "불송치 사건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세밀하게 점검해 사건 암장이나 부실 수사로 범죄 피해자가 억울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창구가 단일화되고 면담 절차가 마련되면서 피해자 구제는 한층 신속하고 명확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재수사 요구 횟수 제한이 사라지고 상급 관서 이첩 요구나 경찰관 직무배제·징계 요구권이 본격 작동하면서 일선 경찰은 수사 완결성을 높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