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소득 탓에 금융권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제사업이 법 제정 10여 년 만에 본궤도에 오른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연금을 재원으로 삼고 가입자에게 공제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명문 규정이 법률에 새로 들어선 덕분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4월 28일 공포된 예술인 복지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593호)이 6개월 경과 규정에 따라 10월 29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대표 발의해 지난 3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번 법률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예술인 공제사업의 재원 조성 방식과 운영 체계를 법제화했다.
종전 법률에도 2011년 제정 당시부터 재단 사업에 복지금고 및 공제사업 관리·운영이 명시됐으나, 구체적인 재원 조달 근거와 준비금 적립 규정 등이 없어 10년 넘게 실제 사업이 집행되지 못했다. 문체부 실태조사 기준 2024년 예술인 연평균 수입이 약 1,055만 원에 머무르는 등 취약한 소득 구조 속에서 재단의 생활안정자금 대출 수요는 2026년 상반기에만 2,596명, 232억 원에 달해 전년도 연간 실적을 넘어선 상태였다.
개정법은 종전 '복지금고' 명칭을 '공제사업'으로 통일하고 재원 조성 근거(제10조의2)를 신설했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출연금, 가입자 부담금, 공제사업 운영 수익금, 법인이나 개인의 기부금품 등을 합법적인 재원으로 명시했다. 재단은 이를 바탕으로 가입자 공제급여 지급과 예술인·문화시설·문화예술용역의 안전 공제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제10조의3 제1항).
공제사업의 유연한 안착을 위해 규제도 정비했다. 개정법은 공제사업에 보험업법 적용을 배제(제10조의3 제4항)해 일반 보험사와 같은 엄격한 금융 인허가 중복 부담을 덜었다. 대신 부실을 막기 위해 결산기마다 준비금을 계상해 별도로 회계 처리(제10조의4)하도록 하고, 결산상 순이익금은 손실금 보전이나 공제사업 시행, 준비금 적립 목적 외에는 쓸 수 없도록(제10조의5) 못 박았다.
사칭에 따른 금융사고를 막는 장치도 마련됐다. 개정법은 재단이 아닌 자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 공제', '예술인 공제회'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제11조)하고, 위반 시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제18조제1항제4호)하기로 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임오경 의원은 "이번 개정을 통해 공제사업의 투명하고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예술인들의 실질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안전망 안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공제사업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하위법령 정비와 문체부 장관의 공제규정 인가를 거쳐 하반기부터 공제상품을 단계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