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민등록표 등·초본을 일반 발급으로 떼면 세대주와 배우자를 제외한 가족이 모두 '세대원'으로만 표기된다. 종전에 '배우자의 자녀'나 '계부·계모'로 기재돼 학교나 직장에 재혼 사실이 강제로 드러나던 사생활 노출 문제를 막을 수 있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주민등록법 시행령과 주민등록법 시행규칙이 2026년 10월 29일부터 시행된다고 10월 28일 밝혔다. 2026년 4월 28일 공포된 뒤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와 정부24 온라인 발급 시스템에 일제히 적용된다.
핵심은 주민등록표 등·초본 표기 방식의 '일반'과 '상세' 분리다. 일반 발급을 선택하면 세대주 본인과 배우자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일괄 '세대원'으로, 삼촌이나 이모 등 그 외의 사람은 '동거인'으로 적힌다. 제출기관이 세부 가족관계를 요구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민센터 창구에서도 일반 발급을 우선 안내한다. 구체적 관계 표기가 필요하면 민원인이 상세 발급을 직접 선택하면 된다.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가족을 적는 순서도 달라진다. 종전에는 세대주와 세대주의 직계존비속을 먼저 적고 배우자가 데려온 자녀는 맨 뒤에 기재됐다. 배우자의 자녀가 세대주의 친자녀보다 나이가 많아도 후순위로 밀려 재혼 가정임이 쉽게 드러나는 문제가 있었다. 개정 법령은 세대주와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을 같은 순위로 묶고 나이순으로만 등재하도록 고쳤다.
외국인 주민의 신원 증명과 행정 편의도 함께 손질했다. 외국인의 주민등록표 등본에 한글 성명과 로마자 성명을 함께 적을 수 있는 병기 제도를 신설했다. 종전에는 가족관계등록부에 한글 성명이, 등본에는 로마자 성명만 적혀 금융기관이나 행정기관에서 동일인임을 입증할 때 겪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외국인 본인만 할 수 있던 주민등록표 기록사항 정정·변경 신청 권한도 해당 세대의 세대주나 세대원까지 대리 신청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전입신고 사실 통보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전입신고를 할 때 행정정보 공동이용망을 활용하도록 해 민원인의 구비서류 제출 부담도 덜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번 주민등록법 시행령 시행으로 재혼가정의 사생활을 더 세심하게 보호하고 외국인의 행정 불편을 해소하길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국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과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펴 주민등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제도 시행에 따라 공공기관과 기업 인사·총무 부서는 법령상 정밀한 친족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일반 등·초본을 제출받도록 접수 절차를 조정해야 한다. 다만 상속 절차나 친족 관련 법률 소송처럼 구체적인 신분 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실무에서는 상세 등·초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병행해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