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재난안전 중소기업들이 일본 최대 안전 박람회에서 680억 원대 수출 상담을 성사시키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영세한 구조로 내수 시장에 머물던 안전산업계가 정부의 현지 판로 지원을 발판 삼아 해외 공급망 진입 계기를 마련했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2026 리스콘 도쿄(RISCON TOKYO 2026)'에서 한국관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한국관에는 행안부가 지원한 8개 기업과 부산광역시·전북특별자치도·경상남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 15개 기업을 합쳐 국내 재난안전기업 23개사가 참가했다.

국내 참가 기업들은 현지 바이어와 투자자들을 상대로 총 561건, 약 680억 원 규모의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지진 경보시스템, 화재 대응제품, 구조·구급 장비 등 주요 방재 기술 분야에서 제품 판매·유통 및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3건 체결됐다.

영세성 벗고 글로벌 판로 정조준

기후변화로 대형 복합재난이 늘면서 시장 수요가 커졌지만, 그동안 국내 재난안전산업의 해외 진출은 지지부진했다. 「재난안전산업 진흥법」 제정 기초 자료를 보면 국내 재난안전사업체 7만 1,000여 개 가운데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가 51.4%, 연매출 5억 원 미만이 48.1%에 달할 정도로 영세했다. 수출 경험이 있는 사업체는 1.1%에 불과했다.

정부는 2023년 1월 5일 「재난안전산업 진흥법」이 시행된 이후 법 제12조(국제협력 및 해외시장 진출 지원)에 근거해 해외 유명 박람회 한국관 운영을 본격화했다. 리스콘 도쿄 한국관 참가는 2024년 시작해 2026년까지 3년 연속으로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현지 진출 선도기업의 시장 전략 설명회와 일본 기업 대상 투자설명회(IR)를 함께 열어 실질적인 계약 논의를 뒷받침했다.

한일 방재 거버넌스 재편 발맞춰 협력 확대

한국관 운영과 함께 한일 정부 간 재난안전 거버넌스 협력 논의도 속도를 냈다. 행정안전부는 박람회 기간 일본 내각부와 양자 회담을 열었다. 양국은 일본의 방재청 출범 준비 등 재난관리 체계 개편을 계기로 기존 재난관리 분야 양해각서(MOU)를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2027년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내에 일본관을 구성·운영하는 계획도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박형배 행정안전부 안전예방정책실장은 "3년간 리스콘 박람회에 한국관을 운영하며 우리 재난안전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일본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며 "기후변화로 복합·대형 재난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국가 간 협력과 산업 해외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주요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박람회에서 진행된 상담과 체결된 업무협약이 실제 수출 계약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관계기관과 협의해 2027년 한국관을 운영할 신규 해외 박람회를 검토하고 일본 정부와의 실무 협의도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