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00조 원이 투입되는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정부가 광주군공항 안 탄약고 이전 부지를 우선 개발 부지로 점검하며 속도전에 들어갔다. 전체 군공항 이전이 끝나기 전이라도 가용 부지를 먼저 확보해 기업의 반도체 공장 착공 일정을 맞추겠다는 계산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6년 10월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소재 광주군공항을 찾아 국가산단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홍 장관은 관제탑에서 공항 시설과 부지 전경을 둘러본 뒤, 우선 개발 대상 부지로 검토 중인 탄약고 이전 부지를 직접 확인했다.
홍 장관은 현장에서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산단 부지를 유례없는 속도로 조성하고 적기에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산단계획 수립 과정에서 기업 수요를 적극 반영해 충분한 부지를 조성하고, 연계 교통망 확충과 정주 여건 개선,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적기 공급을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약 400조 원씩 투자해 총 4기의 메모리 반도체 팹(FAB)을 짓는 계획이다. 2026년 7월 29일 국토부 산업입지정책심의회를 거쳐 광주군공항 일원 약 250만 평(약 826만㎡)이 국가산단 후보지로 공식 지정됐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약 215만 평)를 넘어서는 국내 최대 단일 반도체 산단 면적이다. 국토부는 10월 1일부터 산업단지계획 수립과 설계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는 기반시설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8월 25일 국무회의에서는 산단 조성 지원비 6조 원, 공업용수 공급 3조6,000억 원, 전력망 구축 1조4,000억 원 등 총 11조 원 규모의 핵심 인프라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의결했다. 팹 4기를 가동하려면 전력 약 6.3GW, 공업용수 하루 약 65만 톤이 필요하다는 추산에 따른 조치다.
다만 부지 확보를 둘러싼 법적·행정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 개발은 원칙적으로 종전부지 개발 수익으로 대체 시설을 기부받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이에 따라 공항 전체 이전이 끝나기 전 반도체 산단 부지를 먼저 넘겨주려면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전 대상지와의 최종 합의도 풀어야 할 숙제다. 2026년 8월 29일 이전 후보지로 선정된 전남 무안군 망운면 일대의 주민투표와 지원 계획 심의가 연내 예정돼 있으나 소음 갈등에 따른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서도 호남권 예산 편중을 둘러싼 야당의 문제 제기가 나온다.
정부는 2027년까지 산단 인허가를 마치고 탄약고 부지 등 선행 공급 부지 약 63만 평의 1차 착공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어 2028년 메인 팹 건축 착수, 2029년 1단계 345kV 전력망 공급을 거쳐 2030년 6월 첫 상업 양산을 개시한다는 일정표를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