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이 숨진 경기 화성 리튬전지 제조공장 화재 참사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이 10월 20일 최종 판단한다. 1심 징역 15년에서 2심 징역 4년으로 감형된 가운데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참사를 둘러싼 최고법원의 첫 법리 기준이 나올 예정이다.
대법원 제1부는 10월 20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 외 11명과 주식회사 아리셀 법인의 상고심(2026도7102) 판결을 선고한다.
사실관계와 1·2심 엇갈린 판결
이번 사건은 2024년 6월 경기 화성시 소재 리튬 1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노동자 23명이 질식·소사 등으로 숨지고 9명이 상해를 입으면서 비롯됐다. 검찰은 박 대표 등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와 산업안전보건법상 비상구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보고 기소했다.
1심인 수원지방법원은 2025년 9월 23일 박 대표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무거운 형량인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아리셀 법인에 벌금 8억 원을 물렸다(2024고합833). 다수의 근로자가 숨진 대형 인명피해에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안전 컨설팅을 받던 중 사고가 일어난 점을 참작했다.
수원고등법원은 2026년 4월 22일 박 대표의 형량을 징역 4년으로 낮췄다(2025노1502).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법인에는 벌금 8억 원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회사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전면 방치하지 않은 데다, 리튬 1차전지 특성상 급격한 연소 확산을 막는 데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고 봤다. 유족 전원과 합의해 피해를 변제한 점도 감경 사유로 들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비상구·비상통로 확보 및 유지 의무 위반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유족 반발과 쟁점
유족 측은 2심 감형에 강하게 반발했다. 아리셀 참사 피해가족 협의회와 대책위원회는 2026년 6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다가 2심 선고 직전 보상 합의를 진행하고 위헌심판 제청까지 신청한 행태를 ‘피해 회복 노력’으로 보아 대폭 감형한 2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대리인단 역시 비상통로 의무 위반을 무죄로 판단한 2심 판결이 법리오해에 해당한다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박 대표 측은 배터리 열폭주 등 화재의 급격한 확산을 기술적으로 예측하고 방지하기 어려웠다고 맞섰다. 안전 컨설팅 수검과 유족 합의 완료 등을 들어 감형 유지를 주장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했다.
대법원 첫 다수 사망 판단과 파장
대법원이 지금까지 확정한 중대재해처벌법 실형 사건은 한국제강(징역 1년), 삼강에스엔씨(징역 2년), 일광폴리머(징역 3년) 등으로 모두 사망자가 1명인 사안이었다. 단일 사고로 23명이 숨진 대형 참사에서 최고경영자의 형사책임을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고심에서는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과 대규모 사망 사이 인과관계 인정 범위, 비상통로 유지 의무 해석, 피해 회복 및 컨설팅 수검의 양형 반영 한계 등이 최종 정리될 예정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중대재해 범죄 양형기준 마련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향후 산업계와 법조계 전반의 핵심 준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