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단계의 신변보호 조치에 그치지 않고, 사건 이후 범죄피해자와 가족의 온전한 일상 복귀까지 돕는 민관 협업이 본격화한다. 형사사법 패러다임이 가해자 처벌 중심에서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와 실질적 회복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발맞춘 조치다.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 여성안전기획과와 사단법인 한국피해자지원협회(KOVA)는 2026년 10월 17일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과 서울로7017 보행로 일대에서 ‘2026 범죄피해자 인식개선 범국민 캠페인’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서대문경찰서와 남대문경찰서, 여성긴급전화1366 세종센터 자원봉사자, 범죄피해자 50여 가족이 함께했다.

현장 상담부터 이동형 캠페인까지

이번 행사는 “당신의 관심이 피해자에게 힘이 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만리동광장에 마련된 부스에서는 범죄 직후 피해자가 겪는 현실적 고통과 지원 제도를 소개하고, 피해자 이해 OX 퀴즈와 사건 사례 전시를 진행했다. ‘피해자에게 힘이 되는 말과 상처가 되는 말’ 시민 체험과 회복 응원 메시지 게시판, 사진촬영구역도 마련됐다.

권리 구제를 위한 실무 창구도 가동됐다. 현장에서는 스마트워치 지급과 맞춤형 순찰 등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수단과 수사 단계 권리를 안내했다. 심리·법률·의료·복지 분야 봉사자가 참여한 1대 1 맞춤형 상담 공간도 운영했다. 서울로7017 보행로에서는 경찰관과 전문 상담사, 협회 자원봉사자가 도심 보행 시민을 대면하며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는 거리 캠페인을 펼쳤다.

초기 대응과 사후 지원 잇는 민관 협력

최근 ‘묻지 마 범죄’ 등 이상동기 범죄가 잇따르면서 수사기관의 초기 대응뿐 아니라 피해자가 겪는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위기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헌법 제30조는 타인의 범죄행위로 생명이나 신체 피해를 받은 국민이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권리를 규정한다.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5조와 제6조는 국가의 상담·의료·법률 지원 책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2조 역시 범죄피해자 보호를 경찰관의 직무 범위로 정한다.

그동안 경찰의 피해자 보호가 수사 초기 신변안전 조치에 집중돼 사건 종결 이후 장기적 회복 지원과의 연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번 행사는 경찰 단계의 긴급 보호를 2010년 설립 이후 약 15년간 전문 구호 활동을 펼쳐온 한국피해자지원협회 등 민간 전문단체로 신속히 이어주는 가교를 놓기 위해 마련됐다.

“사회적 관심 결합돼야 온전한 회복”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경찰 수사의 최우선 가치는 인권과 피해자 보호에 있다”며 “범죄피해자가 사건 이후 다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효순 한국피해자지원협회 회장은 “피해자가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경찰 단계의 피해자 보호가 민간단체로 신속히 연계돼 피해자의 일상을 지속적으로 챙길 수 있도록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과 한국피해자지원협회는 초기 수사 단계의 안전조치 접수 창구를 알리는 한편, 수사 종결 후에도 민간 전문기관과 연계해 무료 법률·심리·의료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합동 지원 절차를 정착시킬 계획이다.